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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스포츠

페더급과 코너 맥그리거의 성공 스토리.

 종합 격투기의 꽃은 헤비급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극적인 KO 장면을 좋아한다. 그리고 헤비급은 종합격투기 역사상 가장 많은 KO(Knock Out. 실신 당하는 것) 장면을 만들어 냈다. 종합격투기의 메이저리그라고 할 수 있는 UFC(Ultimate Fighting Champiomship.)에서도 헤비급이 가장 인기가 많을까?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 현재 ufc를 주름잡고 있는 체급은 바로 페더급이다. 62~66kg 사이의 체중을 기록하는 선수에게 강력한 ko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한 이유로 페더급은 인기가 없었다, 코너 맥그리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UFC에서 인기가 많으려면 두 가지 요소 중 하나가 있어야 한다. 화끈한 경기력, 그리고 화려한 입담이다. 그동안 UFC 흥행을 담당했던 선수는 앤더슨 실바나 존 존스, 조르쥬 생피에르다. 이 선수들은 두 가지 요소를 모두 부합하진 못 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모두 부합하는 슈퍼스타가 페더급에 등장했다. 그 이름은 바로 코너 맥그리거이다.

 

 

 맥그리거가 UFC에 등장한 것은 3년 전이다. 맥그리거는 2013년 마커스 브리메지와의 경기에서 KO 승리를 장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 후 UFC에서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KO 승을 거뒀다. 그의 KO 률은 무려 96%이다. 맥그리거의 장점은 이러한 화끈한 경기력 뿐 만이 아니다. 맥그리거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상대를 도발한다. 다소 과하다 싶은 도발을 하면서 상대 선수와의 깊은 갈등 관계를 만들어 낸다. 상대 선수는 감정적으로 흔들리고 경기에서 흥분하여 무너진다. 맥그리거의 입담은 승리 방식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을 대중들이 관심을 가진다. 그렇게 맥그리거는 스타가 되고 있었다.

 

 연승을 달려오던 맥그리거는 2015, 챔피언을 위협할 도전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페더급 챔피언이 되기 위한 길은 험난했다. UFC 페더급의 1대 챔피언이자 한 번도 챔피언 자리를 내준 적 없던 조제 알도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제 알도는 10년 간 무패를 이어왔으며 7명의 도전자를 만나 모두 방어에 성공했다. 조제 알도는 그 당시 P4P 랭킹(모든 선수를 같은 체급으로 여겼을 때 정하는 순위.) 에서도 1위를 했을 만큼 전 세계가 인정하는 선수였다. 누구도 꺾을 수 없는 상대로 보였다.

 

 맥그리거는 조제 알도와의 대결권을 따내기 위해서 끊임없이 도발하기 시작했다. 인터뷰에서 수 없이 알도를 언급하고 조롱했으며 직접 대면했을 때는 챔피언 벨트를 뺏으며 도발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맥그리거는 도전권을 따냈고 알도와의 대결을 확정 지었다. 대결 일자는 2015712UFC 189 대회로 확정 났다. 많은 격투기 팬들은 아직은 맥그리거가 챔피언에 도전할 순서는 아니라고 비판했다. 맥그리거보다 랭킹이 높았던 체드 멘데스나 프랭키 에드가가 조제 알도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UFC 측에서는 페더급 역사상 최고의 경기가 될 것이라고 무수히 많은 홍보를 했다. UFC는 막대한 돈을 투자해서 홍보 작업을 했다.  홍보 과정에서도 맥그리거와 알도는 으르렁대며 싸웠다. 손가락 욕을 비롯해 끊임없이 상대를 도발했다. 그러한 모습은 격투기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경기를 기대하게끔 했다.

 

 

 

 하지만 대회를 2주 남기고 조제 알도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UFC가 알렸다. 한순간에 UFC가 가장 공들여 준비한 UFC 189의 메인이벤트가 사라졌다. 하지만 랭킹 2위 체드 멘데스가 대신 나서겠다고 지원했다. 결국 UFC 189의 메인이벤트는 맥그리거와 멘데스의 경기로 바뀌게 되었다. 맥그리거에겐 자신보다 높은 랭킹의 상대를 이긴 적 없다는 격투기 팬들의 의심을 떨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맥그리거의 조국 아일랜드에서 펼쳐진 UFC 189, 맥그리거와 멘데스가 메인이벤트에서 만났다. 타격가인 맥그리거에게 레슬러인 멘데스는 상성이 좋지 않았다. 1,2 라운드는 멘데스가 레슬링을 이용하여 맥그리거의 타격을 봉쇄했다. 맥그리거가 UFC에 입성한 이후 최대의 위기였다. 맥그리거가 여기서 지면 알도에게 도전할 수 없다. 하지만 3라운드 막판 맥그리거가 멘데스를 타격으로 KO시키며 역전승을 했다. 아일랜드가 들끓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함으로 맥그리거는 잠정 챔피언(챔피언이 장기 부상을 입었을 때 대신 방어전을 치루는 두 번째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KO 승은 맥그리거의 실력을 의심했던 격투기 팬들도 모두 맥그리거를 인정하고 맥그리거에게 열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조제 알도와 맥그리거의 경기는 20151213, UFC 194로 다시 확정되었다. 챔피언 VS 잠정 챔피언의 대결이라는 더욱 흥미를 끄는 대결이 되었다. 팬층이 더 깊어진 맥그리거는 조제 알도는 도망자라며 조제 알도를 도발했다. 조제 알도도 지지 않고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1213일이 다가왔다. MGM 그랜드 가든에서 알도와 맥그리거의 타이틀전이 마침내 펼쳐졌다. 많은 격투기 팬들이 1년 가까이 이 대결을 기다렸지만 경기는 단 13초 만에 끝났다. 맥그리거의 13KO 승리였다. 잔뜩 흥분한 채 돌격하던 조제 알도는 맥그리거의 카운터펀치에 고목나무처럼 쓰러졌다. 그렇게 조제 알도의 10년 무패와 7차 방어 기록은 13초 만에 끝이 났다. 평소 굉장히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하던 조제 알도는 이 날 맥그리거에게 흥분한 채 달려들다 13초 만에 KO 패 했다. 맥그리거의 강력한 펀치와 그동안 벌여온 도발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격투기 선수가 되기 전 아일랜드에서 배관공으로 일을 하던 맥그리거는 연 100억을 버는 슈퍼스타가 되었다. 이젠 모든 선수들이 맥그리거와 경기를 하길 원한다. 맥그리거와 경기를 하면 막대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맥그리거의 성공 이야기는 마치 전 세계 격투기 팬들에게 무언가를 전하는 것 같다.

 

 맥그리거가 챔피언이 된 이 순간에도 여전히 페더급은 가장 뜨겁다. 맥그리거가 누군가에게 패배를 하고 몰락하지 않는 이상 페더급은 UFC에서 가장 인기가 많을 것이다.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SCOOP

박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