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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사회

기자들은 왜 기레기가 되었나?

 

기자들은 왜 기레기가 되었나?

 

 

 KBS는 세월호 사건보도 이후 국민들에게 신뢰성을 잃었다. KBS기자들 또한 기레기(기자+쓰레기)로 전락했다. KBS뉴스에서는 정부보도를 그대로 가져와 ‘받아쓰기’형식의 보도를 하고 하루에도 같은 장면을 몇 번씩이나 반복시켰다. 촬영장면을 조작하여 방송에 내보내고 심지어 실제 실종자 가족들을 취재하지 않았으면서 책상 앞에 앉아 거짓으로 기사를 쓰기도 했다. 국민들에게 KBS는 공영방송의 의미를 잃어버린 존재가 되었다.

 

 

▲ KBS기자들이 올린 반성문 

<출처 : 미디어오늘>

 

 

 지난 7일 KBS 사내 보도정보 시스템에는 10개의 반성문이 올라왔다. KBS보도국 38기 이하 신입기자 10명이 글을 쓰고 40명이 동의하여 글을 올렸다. 10개의 글을 모두 읽어보면 모든 것이 글을 쓴 기자들만의 잘못만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진도 팽목항에 파견된 기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경력 4년 미만의 신입기자들이었다. 아직까지 취재가 미숙한 기자들에게 기사를 쓸 것을 재촉했고 기자들은 먼저 실종자가족들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사연’위주의 기사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신뢰성을 잃은 KBS기자들은 현장에서 KBS점퍼를 입고 돌아다닐 때 마다 욕을 먹어야 했다. 매를 맞는 것이 두려웠던 신입기자들은 실종자가족들은 만나지도 않고 취재기사를 만들어 써야만 했다. 기자들은 유가족들이 구조를 요구하며 울고 있을 때 자신들은 해경이 발표하는 사망자 수만 받아 적으며 냉철한 저널리스트 흉내만 냈었다고 말한다.

 

 KBS는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편집을 진행했다.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등 데스크에서는 신입기자들이 취재해온 시민단체 인터뷰 등을 통계에 신뢰성이 없다는 이유로 삭제 처리했고 인터뷰 내용이 너무 유가족들에게만 치우쳐 있다며 기사를 수정해 올 것을 요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을 처음 방문했을 때 현장에서는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와 절박함이 가득한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뉴스 보도화면에서는 대통령의 모습과 조작 된 박수소리가 흘러나왔다.

 

 KBS신입기자들은 세월호사건 취재와 관련하여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며 “욕을 듣고 맞는 것도 참을 수 있다. 다만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가 부끄럽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10kg이 넘는 무게를 어깨에 메고 견디는 이유는 우리가 사실을 기록하고 전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KBS 기자들은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세월호 보도에 관여한 모든 기자가 참석하는 토론회를 제안했다.

 

 기레기라는 단어는 기자 혼자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정부의 무능력함과 보이지 않는 검은손들이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다. 언론자유의 국가에서 정부에게 잡혀있는 공영방송은 더 많은 기레기를 만든다. 이제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국민들에게 사실을 기반으로한 정보를 제공해야하고 정부로부터 편집권 독립을 이루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