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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문화

최근 극장 개봉작들을 보고

 

최동훈 감독 7월 22일 개봉  <암살>

 "암살"은 "인사이드 아웃", "미션 임파서블5"등 외화가 지배하던 한국 극장가를 다시 살려낸 첫 번째 신호탄입니다. 여름에 맞게 최동훈 표 액션들이 시원시원하게 나오고 하정우 등 혼자서도 영화를 이끌 수 있는 배우들이 단체로 나와 눈 호강 까지 시켜줍니다. 암살을 보다 보면 감독의 전작 <도둑들>과 흘러가는 점이 상당히 비슷합니다. 동료를 모으고 갈등이 일어나고 여주인공이 캐리하는듯 하다가 남주인공이 해결하는 패턴. 다만 <도둑들>보다는 인물들의 개성이 아쉬웠습니다. 뜬금포 러브라인이라던가..   보면서 느낀 것이 역사극이니 고증은 제대로 해야겠고, 액션도 보여줘야겠고, 이 두 가지가 요리조리 짬뽕 된 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엔딩장면은 어디서 자주 보던 장면이었습니다.. 확실히 재밌긴 했습니다만 1년 뒤에 기억하라고 하면 잘 기억나지 않을 것 같네요.  

       극 중 이정재의 대사가 상당히 와닿았습니다.

 

류승완 감독 8월 5일 개봉 <베테랑>

 전작 <베를린>에서 너무 고생한 탓일까요. 류승완 감독이 정말 신나는 오락영화를 들고 왔습니다. 갑질하는 악을 처벌하는 아주 통쾌한 을의 반란이죠. 재벌 3세로 나온 유아인의 연기는 얄미울 정도로 잘 소화해냈습니다. 어설프게 악역의 이유를 드러내면서 "이 녀석도 알고 보면 나쁜 놈은 아니었어"를 시전하지 않았죠. <부당거래>가 어두운 버전이라면 <베테랑>은 밝게 한국사회의 부패한 점을 드러냅니다. 두 영화다 황정민이 주인공이었죠. 악역의 성격은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분노의 추적자>의 악당 "캘빈 캔디"와 비슷합니다. 하위층 두 명을 싸움시키는 장면이라던가 시종일관 해맑은 점이라는등. 감독이 그 영화를 재밌게 봤나 봅니다. 그리고 유해진과 오달수를 한 스크린에서 보다니, 정말 행복했습니다.

  <장고:분노의 추적자>의 악역 "캘빈 캔디"

 

 

박흥식 감독 8월 13일 개봉 <협녀, 칼의 기억>

1번타자 <순수의 시대> 삼진 아웃. 2번타자 <간신> 땅볼, 아웃 3번타자 <협녀> 플라이아웃.

 한국에선 아직 무협영화가 성공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원래는 작년에 개봉하려다가 이병헌 덕분에 무기한 연기되고 8월에 개봉한건데, 작년에 개봉했어도 실패하긴 마찬가지였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400만, 현재 누적 관객은 42만정도. 순수의 시대도 46만은 찍었는데 과연 넘길 수 있을까요. 영화가 시작하고 2분 뒤 해바라기밭에서 김고은이 액션을 취하는 걸 본 순간 나가고 싶었습니다. 영화가 망한 건 이미지가 심해까지 곤두박질친 이병헌의 탓도 있겠지만 엉성한 스토리 라인, 되도 않는 멜로에 막장 드라마 급 전개. 와이어가 너무 티 났습니다. 이 영화에서 봐줄 만한 건 영상미. 연기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이병헌뿐입니다.

극 중 이병헌이 누군가에게 협박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부분만큼은 몰입도가 최상입니다.

 

 

 

백종열 8월 20일 개봉 <뷰티 인사이드>

 언행불일치라는 말이 이 영화에도 비슷하게 통용될 것 같습니다. 감독은 외모가 1순위라는걸 역설적으로 표현한 걸 까요.  주인공 우진이 이수에게 첫 데이트를 신청하던 날 '박서준'의 얼굴이 아니라 '김상호'의 얼굴이었다면?  내면의 중요성을 얘기하긴 하지만 그 얘기하는 순간마다 등장하는 건 잘생긴 얼굴의 우진이었습니다.  또한 갈등의 폭발이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합니다. 10분이면 풀리는 문제를 2시간에 걸쳐서 푼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미는 좋았습니다. 좋은 소재로 맛없는 요리를 만들기도 힘들텐데요. 어찌보면 그것도 능력이죠.

여신 우에노 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