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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사회

수 많은 국적불명 데이(Day)...상술 데이?

1월 다이어리데이, 2월 밸런타인데이, 3월 화이트데이, 4월 블랙데이, 5월 로즈데이, 6월 키스데이, 7월 실버데이, 8월 그린데이, 9월 포토데이, 10월 와인데이….

정신 사나울 정도로 많은 데이(Day)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재. 각종 ‘데이(Day)’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곱잖은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일단 유통업계의 상술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예전에는 그나마 다른 의미를 앞세워 상술임을 교묘히 감췄지만 이제는 아예 마케팅을 위한 것임을 전면에 내세운 기념일도 많아 상업성을 비판하는 것 자체가 무색할 지경이 됐다. 유통업체들은 이를 의식, 건강하고 건전한 기념일 이벤트로 고객에게 추억을 선사하고, 합리적 가격을 표방하는 쪽으로 선회하는 움직임도 있긴 하지만 여전히 비판적인 시각은 존재한다.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각종 이벤트 데이를 월별로 따져 보자면 매월 14일에 있는 기념일이 넘쳐난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는 어쩌면 애교일 수 있다. 이들 데이는 대부분 연인들을 위한 기념일의 원조격인 밸런타인데이에서 파생된 것으로, ‘사랑하는 이에게 ○○을 선물하세요’라는 식으로 연인들의 지갑 열기를 강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상술이라는 정체가 탄로나자, 신생 이벤트 데이들은 굳이 다른 의미로 포장도 하지 않는다. 가령 11월 1일은 ‘한우데이’로 전국한우협회가 지정한 한우 소비를 위한 날이고, 3월 3일은 삼겹살 데이, 5월 2일은 오이데이, 6월 6일은 고기(肉肉)데이, 9월 9일은 닭고기 소비를 위한 구구데이, 10월 10일은 한돈 소비를 위한 한돈데이다. 

유통업체들은 국산 농가의 어려움을 돕고 소비를 진작한다는 차원에서 해당 기념일이 되면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벌이지만, 이렇다할 의미 부여없이 소비만 강조한 탓에 실적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억지춘향격 이런 기념일 이벤트가 지겹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소비자 단체들은 계속해서 이를 비판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오히려 요란한 상술을 경계해 해당 날짜를 다른 의미로 기억하자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가령 올해 2월 14일에는 이날을 밸런타인데이가 아닌 안중근 의사의 사형 선고일로 기억하자는 운동도 벌어진 바 있다.

데이(Day)가 많아지면서 참으로 다양한 시각도 뒤따르고 있다. 2015 핼러윈데이엔 또 어떤 말들이 꼬리를 물지 주목된다.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SCOOP

정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