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B 대학에 다니는 Y군은 소위 말하는 ‘금수저’이다. 아버지는 건실한 중견기업의 대표이자, 해운대 마린시티에 위치한 최고급 펜트하우스에 거주한다. 매번 취업에 낙방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집안의 자산만 100억원 가까이 되고, 연 수입 역시 10억대이기 때문이다. Y군에게 대학과 취업은 회사를 물려 받기 위한 ‘경험’에 불과하다.
같은 학과 T군은 수저 기준표에 따르면 ‘흙수저’이다. 졸업 후, 학자금 대출 때문에, 남들처럼 취업 준비도 제대로 할 수 없고 매일 알바의 연속이다. 여러 알바자리를 전전하며 취업 준비를 하지만, 말처럼 쉽게 취업이 되지 않는다. 취업에 떨어질 때 마다 그의 빚은 점점 늘어난다.
누구든 열심히 하면 개천에서 용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요즘 누리꾼 사이에서 유행 중인 표가 있다. 바로 수저 기준표이다. 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즉, 태생부터 상류층으로 출생했다는 뜻의 영어식 표현에서 비롯된 이 기준 표는 크게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 등으로 분류 되어있다. 이 표는 SNS를 통해 확산 되고 있다.
금수저 – 부모의 자산 20억 이상, 가구 연 수입 2억원 이상 총 인구 중 상위 1%
은수저 – 부모의 자산 10억 이상, 가구 연 수입 8000만원 이상 상위 3%
동수저 – 부모의 자산 5억원 이상, 가구 연 수입 5500만원 이상 상위 7.5%
흙수저 – 부모의 자산 5000만원 이하, 가구 연 수입 2000만원 이하
다른 수저등급를 제외하고 크게 보자면 이렇게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심지어, 자신의 집안이 흙수저인지 아닌지 테스트 할 수 있는 빙고 게임까지 나왔다. 각종 사이트와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이 흙수저인지 아닌지 테스트하고 확인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높은 청년실업률과 출산율 저하는 부모의 자산이 곧 자식의 능력이 되는 이러한 세태에 대한 젊은 세대의 두려움의 반영이 아닐까 싶다. 부모의 능력이 자식의 계급이 중요시 되는 사회가 아닌, 자신의 능력이 중요시 되는 사회로 변화해야 할 것이다.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신문학회 SCOOP
정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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