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SNS에서 노무현과 문재인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보았다. “노알라!” “문죄인같은 빨갱이는 사라져야 됨.” “아따, 이 페이지는 '일베'의 자랑이노”와 같이 동조하는 댓글들이 있었다. 이런 행위의 원인은 ‘일베’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극보수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의 로고.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는 ‘DcInside(이하 디씨)’의 수위 높은 글을 퍼놓는 커뮤니티였고, 그와 동시에 악질 네티즌들도 옮겨갔다. 그들은 커뮤니티에 종종 반윤리적인 행위를 ‘인증’하여 네티즌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울랄라세션 故 임윤택 사망 직후 조롱’, ‘5.18 희생자 홍어택배 비하’와 같은 만행을 저지르자 현 보건부장관은 “일베 청소년들은 사회 쓰레기”라고 발언했다.
'일베'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더 흥미로운 건 '일베'엔 청소년보다 성인이 많다는 점이다.'일베'이용자의 칠십 퍼센트가 직장인에 삼, 사십 대라는 통계도 있다. 경어와 욕설이 난무하는 글들을 어른들도 쓴다는 것. 더 큰 문제는 정치성향이다.
현재 ‘일베’는 극보수성향의 커뮤니티다. 기성인들이 노련한 필력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를 접한 유저들은 '일베'에 올라오는 글들은 외압이나 검열이 없어 진실 된 글인 것 같다”,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의 사람들이라 더 신용이 간다”고 했다. 검열도 없다. 반대의견을 찾으려는 의지도 없다. 컴퓨터 앞에 놓인 유저들은 세뇌되는 것이다.
'일베'는 처음부터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사이트가 아니었다. '일베'가 야구 게시물로 도배가 되었던 시절에, 야구전문커뮤니티 ‘MLB PARK’(이하 '엠팍')와 대립했다. 야구 팬들의 ‘서로 까는’ 습성이 '일베'를 진보파인 '엠팍'과 반대인 보수파로 틀어지게 했다.
▲극진보성향 커뮤니티 'MLB PARK'의 로고
'일베'는 당시 살인마 이호성을 농담소재로 하여 '엠팍'측에 “나랑께, 방망이 들고 찾아간당께.”식의 농담을 자주 던졌고, 이 농담은 고인을 모독한 것이라며 분쟁이 되었다. 갑론을박은 결국 피해자를 우롱하는 농담이 아니었다고 결론지어지자, '일베'는 같은 유형의 농담을 계속하게 된다. 이는 현재에 와서도 故노무현과 문재인 등의 민주세력을 우롱하는데 쓰이고 있다.
마침내 '일베'는 '엠팍'의 글을 비난하는 사이트로 변질되었다. 이런 야구 싸움이 지역감정을 넘어 정치글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만약 '엠팍'이 보수였다면 '일베'는 진보가 되었을 것이고, 그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했다면 '일베'는 민주당으로 전향했을 것이다. 일베는 껍데기만 보수지, 그 알맹이는 사실상 텅 비어있다.
진보는 어떨까? 대한민국은 진보편향 되어있다. SNS만 봐도 대다수의 이용자들이 진보를 외치고, 문재인과 안철수의 SNS에 환호한다. 박원순은 추앙하고 정몽준은 비난한다. 과연 정치적인 시선인가? 일각에서는 '패션좌파(진보사상을 유행하는 옷입듯이 따라하는 개인들의 집단)'들이라고 한다. 여기서 패션좌파란, 진보사상을 유행하는 옷입듯이 따라하는 개인들의 집단을 뜻한다. 일베가 팩트를 논하며 시비 걸 때, 논리있게 정치적 논박을 할 수 없다면 당신은 패션좌파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신의 속을 채워라. 껍데기만이 아닌 알찬 사상을 가져야 나라를 바로잡을 수 있다. 과거를 알아야 현재와 미래를 알 수 있듯, 정치의 역사와 사상을 알고가야 올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자신만의 사상을 명확히 하고 싶다면 남이 말하는 것을 따라 가지마라. 당신의 것은 지금 도서관에, 신문 안에 있다. 아직은 모른다. 그것이 진보일지 보수일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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