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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스포츠

비판은 답이 될 수 없다

브라질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성적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월드컵 32강 조별예선 이후 홍명보 감독의 인맥 축구 논란을 시작으로 대표팀 귀국현장에서 벌어진 엿 세례와 현수막 수난까지 많은 일이 벌어졌다. 국민들은 성적결과의 모든 책임을 대한민국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이 져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 중이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축구는 계속해서 국민들에게 좋은 분위기를 심어줄 수 없었다. 계속 이어져 온 감독과 축협과의 마찰은 감독교체의 결과를 낳았다. 감독의 인맥에 따른 선수기용 또한 다른 재능 있는 선수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했다. 그것이 이번 월드컵에 문제점으로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대다수 언론과 국민들의 반응이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성적에 대한 모든 책임이 축협과 감독한테만 있다고 말할 순 없다. 월드컵을 통해서 보여준 사람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월드컵 이후 보인 국민들의 태도는 오로지 상대방에 대한 일방적 비판밖에 볼 수 없었다. 그들은 좋은 성적을 못 냈던 것에 대해 축협과 감독 및 선수뿐만 아닌 팬들에게도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이런 행동을 통해 돌아오는 건 서로 간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키는 스트레스뿐이다. 국민들이 축협과 대표팀에게 향했던 총구가 다시 자신들에게 되돌아오는 누구의 승자도 패자도 없는 현상,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국민들은 과연 그들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인지 스스로 생각해봐야 한다. 해외 축구에 열광하면서 한국축구의 바탕이 되는 K리그에 관심조차 안 가지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국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K리그의 현실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K리그 몇몇 구단들은 후원자 없이 매년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 실력이 좋은 선수는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으며 스타가 없으니 연 관중 수 10,000명도 안 되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볼 때 한국축구의 미래는 현 상황에서 이상적 표현에 불과하다. 이번 월드컵에서 제일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근호(상무), 김신욱, 김승규(울산현대)가 이곳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모순적인 상황인지 신기할 정도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축구가 보여 준 건 아무것도 없다. 축협의 무능함과 비판만 했던 국민만 존재했다. 이제는 비판하거나 누굴 책임론으로 몰아서 경질하는 것이 개선책이 될 수는 없다. 우리가 무슨 자세로 한국축구를 바라볼 것인지 개인의 책임의식이 중요하다. 국민들의 한국축구의 무관심이 대표팀의 성적과 관계없는 것이 아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또한, 대표팀이 겪었던 심적 부담감을 팬들과 함께 짊어지고 극복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K리그를 한 번씩 볼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아주 열악한 상황임에도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구단 팬들이 있다. 매년 시즌권을 끊어 매경기 관람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한국축구의 발전가능성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우리 주위 곳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08학번 김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