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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스포츠

장원준 선수,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산 팬들은 참 좋겠습니다.


장원준 선수,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산 팬들은 참 좋겠습니다.



저는 롯데팬입니다. 장원준 선수가 다른 팀에서 뛴다는게 참으로 아쉽지만, 그의 결정을 존중합니다. 아니, 존중이 아니라 지지합니다. 그가 롯데 자이언츠의의 프랜차이즈로 남지 못한게 아쉽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 해도, 장원준 선수가 이번에 내린 결단은 옳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은 팀 간의 선수교환 매커니즘이 폐쇄적이고, 시장 자체도 MLB나 NPB보다 작은 탓에 한 팀에서 대부분의 선수생활을 하는 선수가 적지는 않습니다. 그런 한국프로야구에서도 장원준 선수와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는 드뭅니다. 왜냐하면, 그는 프로야구 선수로서 부산에 살아 온 것이 아니라, 인간 장원준의 삶 대부분을 부산에서 보냈기 때문입니다.


메이저리그에도 그런 선수는 드뭅니다.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었던 배리 라킨이란 선수가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에는 이 선수 만큼 한 팀에서 오래 뛰면서, 더 잘한 선수도 많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해서 말할 때면 배리 라킨 만큼 많이 언급되는 선수도 드뭅니다. 그 이유는 역시 그가 그냥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닌, 홈타운 스타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자신의 홈타운에서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선수는 1세기 이상의 역사를 가진 메이저리그 에서도 대단히 특별한 존재입니다.


장원준 선수 역시 어쩌면 배리 라킨처럼, 송진우처럼 순도 100%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소속된 팀이 평균 이상의 환경, 아니 사람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보편적인 혜택들을 제공해줄 수 있었다면 말입니다. 애석하게도 제가 응원하는 팀은, 한 때 장원준 선수가 소속됐던 팀은, 그 정도의 깜냥도 되지 못했습니다.  


그 때문에 장원준 선수의 선택은 옳습니다. 그의 선택은 합리적인 것 만이 아니라, 부분적인 이익을 포기하면서 부당한 환경에 맞서는 듯한 모습이 윤리의 실천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더 좋은 선택은 없었을 겁니다. 다만 그래도, 그에게 바랄 게 있다면 은퇴는 홈타운에서 해주었으면 하는 겁니다. 하루 짜리 계약을 맺어 홈타운에서 은퇴를 하는 MLB의, NPB의 스타들처럼 말입니다. 물론 롯데 자이언츠가, 언젠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받지 않고, 국회의 질책도 받지 않을 날이 온다면 말입니다.


두산 팬들은 참 좋겠습니다. 프로야구 역사상 베어스 만큼 좌완 선발이 부재했던 팀은 없었을 텐데, 장원준 선수가 합류하면 유희관 선수와 더불어 한국인 좌완 원투펀치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장원준 선수에게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롯데 팬들이 홍성흔 선수에게 보냈던 사랑보다 더 말입니다.



성동욱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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