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log/스포츠

EPL이 하향평준화? EPL은 상향평준화 중이다.

 

EPL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맨시티가 바르셀로나에게 처참한 경기력으로 결국 1, 2차전 합계 3대 1로 탈락했다. 이로써 EPL 팀의 전원 16강 탈락이라는 잉글랜드 축구에선 최악의 사건이 일어났다. 몇 년 전만 해도 세계 축구를 호령하던 EPL이 어느 순간 동네북이 되고 있다.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에서 2위안에 들지도 못했고 첼시는 16강에서 파리생제르맹에게, 아스날은 AS모나코에게 원정 다득점 제도로 인하여 억울하게 짐을 싸고 돌아갔다. 세계축구를 호령하던 EPL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연이어 힘을 못 쓰고 있다.

03/04시즌 첼시에 아브라모비치라는 러시아 재벌이 구단주로 부임하며 신흥 강호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후로 EPL에는 빅 4라는 트레이드마크가 생겼다. 빅 4란 리버풀, 맨유, 아스날, 첼시 4팀만이 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챔피언스 리그에 나간다는 리그 내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팀들을 일컺는 말이었다. 이 4팀은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리그의 위상을 높였다.

 

심지어 07/08시즌은 첼시와 맨유의 결승전, 4강팀은 리버풀과 바르셀로나였다. 무려 4강에 EPL팀이 3팀이나 있었던 그 시기에는 EPL이 최강 리그였다. 첼시와 맨유, 리버풀, 아스날은 못해도 8강이상은 꾸준히 갔고 21세기들어 결승전에는 아스날이 1번 맨유가 3번 첼시가 2번 리버풀이 2번 올라가며 EPL 팀은 꾸준히 우승을 노려왔다. EPL을 견제할만한 팀은 바르셀로나, AC밀란,  바이에른 뮌헨이 전부였으며 바르셀로나를 제외하면 다른팀들도 그다지 EPL을 상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른 리그는 겨울 휴식기를 가질 때 EPL은 박싱데이라는 12월의 죽음의 일정에도 불구하고 보란 듯이 실력으로 유럽 무대를 장악했다. EPL의 리그 우승 팀은 거의 항상 승점이 90점이 넘었었다. 첼시는 95점이라는 최다 승점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맨유와 아스날도 90점이 넘는 승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맨유의 06/07시즌은 90점에 조금 모자라다.)

 

허나 09/10시즌부터 EPL에 많은 균열이 일어난다. 09/10 우승 팀인 첼시는 승점이 86점이다. 그리고 빅 4중 하나인 리버풀이 몰락한다. 그 시즌은 리버풀의 자리는 토트넘이 대신 채웠으며 이때부터 맨시티라는 거대 자본 클럽이 등장한다. 빅 4의 균형이 무너진 시즌이다.

 

그리고 09/10 시즌부터 거짓말처럼 지금 현재 14/15시즌까지 우승 팀 중 누구도 승점 90점을 넘기지 못하고 있으며 옛 빅 4는 이제 토트넘, 맨시티를 추가하여 빅 6가 되었다. 6팀이 챔피언스 리그 티켓 4장을 가지고 시즌 내내 치열하게 싸운다. 전에는 빅 4가 항상 정해져있었기에 빅 4팀중 리그 우승이 멀어지는 팀은 챔피언스 리그에 집중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따내기도 힘들기에 챔피언스 리그와 프리미어 리그 둘 다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그리고 하위권 팀들이 상위권 팀을 연이어 잡아내고 상위권 팀이 하위권 팀을 상대로도 깔끔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매 경기 힘든 경기를 이어나간다. 리그의 재미는 더욱 고조되었다. 매 경기가 재미있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하지만 이때부터 EPL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힘을 못쓰기 시작했다. 맨시티는 계속 조별예선에서 탈락하고 16강에 오르면 바르셀로나를 계속 만나 떨어진다. 토트넘은 8강에 진출했으나 레알마드리드를 만나 떨어졌고 다시는 챔피언스 리그 무대를 밟지 못 했다. 아스날은 16강에서 떨어지는 게 이젠 전통이 되었고 힘 빠진 리버풀은 힘겹게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따냈으나 조별예선에서 탈락한다. 맨유는 16강이 한계이고 첼시만이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고 4강도 가는 등 제 역할을 해주었으나 이젠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다른 리그 팀들은 우승권 팀들이 전력을 다하지 않아도 하위권을 착실하게 잡아내어 좀 더 챔피언스 리그에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EPL은 09/10시즌부터 상위권과 하위권이 상당히 평준화되어 매 경기를 전력을 다한다. 실제로 요즘은 첼시나 맨시티가 하위권에게 발목을 잡히는 소식이 놀랍지가 않다. 빡빡한 리그 일정까지 겹쳐 체력 문제가 말이 아니다. EPL 출신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부진한 이유가 이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두고 상위권팀들의 실력이 떨어져 하향평준화된 리그라고 한다. 실력이 떨어진 EPL 팀들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힘을 못 쓴다는 소리이다. 하지만 사실은 하위권팀들이 상향 평준화 된 것이다.

 

EPL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인기 리그이다. 많은 해외자본의 유입과 영국인들의 남다른 축구사랑으로 EPL은 리그 순위 1위를 항상 고수하고 있었다.(지금은 프리메라리가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리고 중계권료의 차이는 다른 리그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 EPL은 8조 5000억 원의 중계권료의 계약으로 이 부분에 1위에 올라있고 2위인 세리에A는 1조 100억 원 정도이다. 2위와의 격차가 7조가 넘을 정도로 돈도 많이 버는 리그이다.

 

이를 토대로 EPL에서 꼴지한 팀도 다른 리그 상위권 팀과 비슷한 돈을 번다. 따라서 하위권 팀들도 꾸준히 전력 보강을 해내고 있고 결국은 하위권팀들의 성장으로 연결된 것이다. 하위권 팀들의 성장으로 인해 상위권 팀들이 매 경기 베스트 라인업을 쓰면서 전력을 다하게 되고 이것이 더 많은 체력 저하와 박싱데이의 여파까지 합쳐서 유럽 무대에서 최악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바쁜 일정의 변명은 허용되지 않는다. 박싱데이는 오래전부터 있었으며 박싱데이를 치렀음에도 맨유는 트레블을 이뤄냈고 다른 팀들도 결승에 갔다. 하지만 리그의 하향평준화로 인한 리그 수준이 떨어진다는 소리는 사실이 아니다. EPL은 오히려 더 경쟁력 있는 리그가 되었다. 이제 빅 4는 매 시즌 바뀌고 있고 강등권 싸움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금 당장은 EPL 팀들이 유럽 무대에서 고전을 하겠지만 향후 몇 년이 지나면 EPL은 더욱 발전하여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지금 당장의 시련만 극복한다면 EPL은 다른 리그보다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SCOOP-박준우

 

사진출처-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football&ctg=news&mod=read&office_id=343&article_id=0000047578 맨시티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7&oid=119&aid=000002843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