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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문화

(일반 기사) 왝 더 독을 보고 나서

왝 더 독(Wag the Dog)을 보고 나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다.’, 쉽게 말해 주객전도가 되는 상황을 왝 더 독(Wag the dog)현상이라고 말한다. 이 제목의 영화는 정치와 민심여론 조작의 주객전도를 보여 주었다.

 

대통령 선거를 12일을 앞두고 현직 대통령과 걸스카웃 소녀와의 섹스스캔이 터지고 말았다. 대통령의 재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백악관 수뇌부들은 정치 해결사 브린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였다. 브린은 미국 국민들에게 생소한 알바니아라는 국가를 자국에 테러를 가한 적대국으로 포장하였다. 결국 전쟁여론이 일어나고 대통령의 섹스스캔은 묻혀버리고 말았다.

생생한 전쟁상황 연출과 영상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브린은 유명한 헐리우드 제작자 모스를 섭외하였다. 모스는 전쟁 현장을 재현하고 가상 시나리오는 TV를 통해 방송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 방송을 보면서 전쟁상황을 의심치 않았다. 그 이후 두 번째 가상 시나리오를 기획, 전쟁 후 알바니아에 억류된 가상의 군인 슈만을 전쟁 영웅으로 만들어 다시 여론의 관심을 끌어 모은다. 브린은 슈만에게 '헌신발'이란 별명의 붙여주고 슈만과 관련된 각종 보도성 행사를 마련하여 국민들의 동정 여론을 들끓게 하는데 성공한다.

자연히 섹스 스캔은 잠잠해지고 대통령의 지지도는 급상승한다. 슈만을 구출하라는 국민들의 여론이 확산되고 브린은 슈만의 미국송환 계획을 실행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소환 도중, 예기치 않은 사고로 슈만이 죽자 브린은 또 한 번 슈만의 죽음을 국가적 영웅의 죽음으로 위장한다.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은 89%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되고 희대의 사기극 '대통령 만들기' 작전은 종결된다.

 

이 영화의 핵심은 정치와 무관했던 헐리우드 제작자와 정치 해결사라는 꼬리가 미국이라는 몸통을 흔들게 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브린은 존재하지도 않은 B-3폭격기를 만들고 군장성들의 주둔지 이동을 통해서 대중적인 관심을 끄는 ‘전쟁’이라는 소재를 부각시켰다. 모스는 국가적인 전쟁영웅을 만들어서 국민들의 동정여론과 대통령의 지지도롤 높인다. 두 명의 꼬리가 2억 5천만의 몸통을 흔들었다는 것에 대해서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영화에서는 가볍게 다루고 있지만 민심여론 조작과 진실적인 허구는 조금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영화처럼 성범죄자가 국가적 영웅이 될 일은 없겠지만 한 사건을 덮기 위해서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는 스캔들이 터지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먼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SCOOP

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