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지키는 119 소방대원, 명예 뒤에 숨겨진 그들의 아픔.

 대한민국 국민들의 ‘신뢰도 1위 공무원’은 매년 소방공무원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소방관을 존중하는 사회 제도 정착은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이를 증명하듯 소방관들의 직무만족도는 신뢰도와 정반대로 하위권을 달리고 있다.

 그들이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하는 공무원인 만큼,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들에게 높은 급여를 주고 존중받는 대우를 해주는 것에 대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실제로도 그렇게 이행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는 매우 다르다. 그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를 하고 있으며, 위험수당 또한 그들이 하는 노력들과 위험성에 비해 현저히 낮다. 가장 놀랄만한 사실은 국민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드는 소방대원들에게 당연히 지급되어야 하는 생명수당은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 26일 오전 경기도 고양 시 일산동구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현장에 투입됐던 한 소방대원이 구조작업을 마친 뒤 생수로 눈을 닦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현재 우리나라의 소방공무원들의 수는 매우 적다. 일본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 인원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10명의 인원차이도 엄청나게 크게 느껴진다고 한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려고 노력하다보니 크게 다치거나 숨지는 경우도 많다. 또한 장비들도 노후 되었거나 기능이 떨어지는 등 개선해야할 것들이 매우 많다.

 그런 그들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려한 노력의 두가지 예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소방공무원 ‘안전수칙 위반자 벌점제’이다. 이는 현재 폐지된 상태이다. 이름만 들었을 때에는 무엇이 올바르지 않은 것인지 알기 힘들다. 하지만, 실제로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폐지되어야만 했던 이유를 알 수 있다. 다수의 소방대원들의 사고를 막는다는 명분하에 다친 대원들과 함께 출동한 대원들에게 벌점제를 도입하는데, 현장 활동에서 전치 4주 이상 부상이나 사망사고가 나게 되면 같이 출동한 대원들이 감봉이나 견책, 파면, 해임 조치를 받는 다는 내용이다. 현실적으로 구조 활동을 펼치는 현장에서 다치지 않고, 자신의 몸을 사리면서 구조하다가는 그 누구도 쉽게 구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이를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되었기에 다시 검토하고 폐지된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를 피하기 위해 다친 소방대원들은 계속 사비로 치료를 해야만 했을 것이다.

(출처=FPN Daily)

 두 번째는, ‘현충원 안장대상자’에 관련된 법이다. 국회는 지난 2일 본회의를 열고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공무의 범위 또는 종류와 관계없이 앞으로 공무 수행 중 순직하는 소방공무원이라면 업무의 종류에 상관없이 누구나 현충원에 안장대상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다. 현행법상 소방공무원의 현충원 안장 대상은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구급 업무 등의 공무 수행 중에 순직한 소방공무원과 상이등급을 받은 소방공무원이 사망한 경우로만 한정돼 있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공무원이 고양이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10m 높이에서 추락해 순직했지만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 법률 개정으로 이와 같은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가족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소방공무원의 환경과 대우를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들은 계속 되어야한다. 무리를 해서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구조 활동을 하는데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야한다는 것이다. 구조에 불편함이 있거나 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안전 또한 위협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소방대원들은 명예와 사명감으로 구조 활동을 한다. 그들이 우리를 지켜주듯이 우리도 그들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