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log/사회

소방방재청 해체 소식에 소방관들이 입을 열다.


 지난 글에서 필자는 소방공무원들의 열악한 상황을 소개하고 개선을 바라는 의견을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이에 반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경이 국가안전처로 해체 흡수될 것임을 발표하면서, 소방방재청도 해체 통합됨을 알린 것이다.

 

 이 발표가 있은 후 소방방재청 해체와 관련한 다음 아고라 청원이 전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원에서는 무엇보다도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이라 알고 있지만실제로는 지방직에 불과하다. 10만 명의 경찰들은 국가직심지어 1만 명의 해경들도 국가직이다하지만 4만 명의 소방관들의 국가직 전환 요청에 국가는 예산부족이라는 핑계만 되풀이한다청원 글 내용 중 적절한 비유가 있다. ‘해양에서 사고 나면 국가재난이고육상에서 사고 나면 지방재난입니까?’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또한 청원에서는 국가에서 발표한 대략적인 국가안전처 구상은 이전과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고 주장한다오히려 묵묵히 일을 잘하고 있던 소방이 해경과 같이 1계급 강등없어지면서 해체 흡수된다정부는 실제적인 조직과 시스템의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고 겉으로만  바 꿨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급급하다.

▲ 대통령 취임식장 의자닦기에 소방관들 동원

박근혜 당선인 취임식 준비중인 국회에서 소방관이 의자의 물기를 닦고 있다. 사진출처=오마이뉴스 )


 
 2004년 최초로 재난관리 전담기구인 소방방재청이 만들어지면서 부족한 인력, 장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기대되었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지금도 소방의 이미지는 '노후화된 장비''부족한 인력', '매 맞는 소방관'으로 대변된다.




 

 이런 이유로 청원 글에서는 강력하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지금이라도 국가안전처장이나 차장에 현장경험이 풍부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소방관이 임명되어 지휘할 수 있게 해주시고, 더 이상 부족한 인력, 장비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로 고르게 안전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그는 간곡히 요청하고 있다.

(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현장에서 526일 구조작업에 나섰던 소방대원들이 작업교대를 위해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출처=경향신문 )


 이 청원이 올라온 후 다른 현직 소방관도 국가직화를 요구하는 글을 다음 아고라에 올렸다. 글은 처음부터 고양 버스터미널 화재와 장성 요양병원 화재를 예를 들어 비교하면서, 같은 대한민국 국민임에도 수도권과 지방 부촌과 빈촌이라는 기준에 따라 재난 발생 시 살아남을 확률이 달라짐을 말한다.

 

 그 이유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소속된 소방서 배분하는 예산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유한 동네는 인력도 장비도 충분하고 그에 따라 구조능력도 높다. 가난한 동네는 안전에 예산을 적게 측정한다. 당연히 사고가 나도 처리할 능력이 부족하게 된다.

 

 ‘왜 같은 세금을 내면서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계십니까. 왜 외면하고 모른 체하여 자신의 생명을 헐값에 넘기십니까.’라고 말하면서 그는 국민들에게 의문을 던진다. 현재 국민들은 스스로의 안전에 대해 한 번쯤은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죽했으면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관들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을까. 너무 장비들이 노후화되어서 사비로 장비를 구입해 구조 활동을 펼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더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할까.

 

청원 글 마무리엔 이런 말이 있다.

이번 아고라 청원만큼은 국민 여러분께서 우리 119소방의 119가 되주십시오.”

 그들이 국가직화를 통해 이익을 챙길 것이라는 단편적인 생각을 가지기 보다는, 그들의 절박함과 애절함을 봐주길 바란다. 당신이 글을 읽는 지금도 그들은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다음 아고라 청원 주소 (서명) :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cPageIndex=1&bbsId=P001&cSortKey=depth&articleStatus=S&templatePath=&articleId=154430

- 현직 소방관 글 주소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2773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