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기대되는 로드FC 17
로드FC의 17번째 넘버링 이벤트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는 송가연의 데뷔 경기와 쿠메 타카스케와 권아솔의 라이트급 타이틀 매치가 예정돼 있다. 특히 방송에 장기간 노출된 송가연의 데뷔전으로 인해 이번 이벤트는 윤형빈의 경기가 있었던 로드FC14 이후 최고의 흥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드FC 17의 기획은 자극적이다. 이벤트의 정점을 찍게 되는 마지막 두 경기는 이번에도 한일전이 배치됐다. 한국 선수와 일본 선수의 매치업이 잦은 것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환경의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의 이벤트를 감안했을 때, 주최 측이 의도적으로 한일의 대립구도를 활용한다는 인상은 쉬이 지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계체량에서 있었던 송가연의 '탈의 해프닝'은 우연의 산물이지만 주최 측이 바라는 '자극'과 궤를 같이했다.
주최 측의 자극적인 기획은 대중들의 이목을 끄는 덴 성공한 것 같다. 하지만 합리와 상식을 추구하는 팬들을 다른 의미로 ‘자극’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온전한 격투이벤트로써 진행되고 있지 않고 다른 부가적 요소들이 많이 개입돼 있기 때문이다.
로드FC의 운영진도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 아래에서 스포츠의 질이 상승하는 것은 판이 커지는 것과 비례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것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한국의 많은 스포츠 이벤트 사이에서 비인기 종목이 ‘경기’라는 컨텐츠만으로 자생력을 가진다는 것이 여간 힘든일 이 아닐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로드FC의 운영진이 윤형빈이나 송가연과 같이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파이터들을 활용하는 것은 일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로드FC가 지금까지 보여 온 행보를 봤을 때 자극이 과했던 경우가 많았다. 윤형빈의 상대인 타카야 츠쿠다를 극우 일본인으로 연출한 것(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경기와는 상관이 없다)이 가장 좋은 예다.
하지만 로드FC의 이벤트들이 회를 거듭할수록 정제되고 있다는 것만큼은 합당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팬들조차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의 로드FC가 완성형 이벤트란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전 보다는 덜 과하다는 것은, 혹은 전보다는 질적으로 훌륭한 기획을 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는 말이다.
이번 이벤트에도 많은 비판이 있다. 선수로는 신인인 송가연의 경기가 메인이벤트에 배치된 것에 대해서도 많은 말들이 오가는 중이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에서 자리 잡지 못한 이 스포츠의 사정을 감안했을 때, 인정될 수 있는 부분이다. 수준 이하의 상대를 선정했다는 논란 또한, 송가연이 데뷔전을 가지는 선수라는 걸 감안하면 이해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 로드FC 17도 마냥 개운한 맛을 남길 것 같지는 않다. 로드FC가 가까운 미래에는 많은 논란에서 벗어나 완전히 홀로 선 격투이벤트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성동욱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S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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