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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문화

우리에게 잠이란 어떤 존재인가.

<출처:네이버 이미지>

<잠에 대한 고찰: 무라카미 하루키 '잠' 그리고 채민기 감독의 '좋은 밤 되세요'>

 

잠은 눈이 감긴 채 의식 활동이 쉬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는 매일 그 휴식을 취하고 하루를 살아가고 그것은 우리 생활에서 당연한 일 부분이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한번쯤 '잠자는 시간을 다른데 쓴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무라키미 하루키의 잠과 채민기감독의 좋은밤되세요는 잠을 청하지 않는 주인공이 나온다는 설정은 같지만 '잠'이라는 소재를 다루는데 재미난 차이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엔 평범한 주부인 여자가 어느날부터 잠들지 않고 계속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여자는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위스키를 마시고, 치과의사인 남편이 싫어하는 초콜릿을 먹고, 늦은새벽 혼자 차를 몰고나가는 등 소소한 일탈과 함께 스스로 젊어지고 생기 있어짐을 느낀다.

 

소설 속에서 다루는 잠은 그저 의식이 쉬는 상태로 하루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아까운 시간이라는 느낌을 준다. 소설 초반부에 여자가 잠을 설치면서 점점 잠이 오지않는 상황까지 오는 과정은 섬세한 묘사와 1인칭 시점으로 잠에 대한 작가의 느낌을 더 살리고,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반면 좋은밤 되세요는 성적이 오르지않는 고3 아들이 잠이 오지 않는 수술을 받으면서 잠이 없는 그의 생활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처음엔 남들보다 공부 할 시간도 많아 성적도 오르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되지만, 잠, 즉 휴식시간이 없어지면서 피로감에 쌓이고 그때문에 피로를 잊게해주는 약을 먹으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된다.

 

영화속에서 잠은 처음엔 없어서 좋은 존재로 나타나다가 "잠 안자는 시간이 금이면, 잠자는 시간은 다이아몬드야"라는 대사에서 나타나듯 잠을 무엇보다 소중한것으로 부각하고 있다. 잠은 좋은대학,대기업 취직, 부족 할 것 없는 주인공의 삶에서 다른 무엇보다 가지고싶은 형체없는 상품이되어간다.

 

소설과 영화중 답은없다. 그저 잠은 가치에 따라 불필요와 필수로 나뉘는 느낌일 뿐이다. 만약 소설이나 영화처럼 잠을 자지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행복할까 고통스러울까. 나는 소설을 읽은 사람들에게 꼭 이 영화를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영화만 본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소설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평생을 깨어있는 여자와 잠을 갈구하는 남자의 모습의 대립은 흥미진진하면서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심어 줄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당신에게 잠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일상속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그것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