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의 모습 출처: mbn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예비 대학생들은 이제 논술, 대학 면접등을 준비해야 할 시기며 고 2들은 당장 다음주부터 10시까지 야자를 하며 1년을 시작한다.(난 그렇게 했다.) 난 고3 야자시간때 시험이 끝난 직후엔 너무나 할게 없어서 애들이랑 쓸데없는 토론을 자주 했다. 탕수육은 부먹일까 찍먹일까에서 시작해서 상식 퀴즈, 정치, 엄마냐 아빠냐 등 당시엔 시간 때우기 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은근히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 중 인상깊게 남았던 것이 시험을 절대평가로 해야하나, 아니면 상대평가로 해야 하나다.
출처:mbc
무엇이 더 낫나는 얘기에 앞서, 교육부는 아마 빠르면 중3들이 치는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영역을 절대평가로 바꿀 수도 있다고 했다. 그보다 1년 앞서서 한국사 과목을 필수로 지정하고 역시 절대평가로 본다고 밝혔다. 과연 절대평가로 바꾼다고 해서 사교육 시장이 판치는 대한민국 교육을 바꿀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절대평가로 바꾼다면 그 기준은 어떻게 할 것이며, 기준을 정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매우 어려운 난이도가 될 것이다(또는 지금보다 더 쉽게 내거나.) 또한 상대평가 보다 변별력이 떨어지는건 당연한 처사이며 누구나 일정 시간 이상 공부해서 똑같이 좋은 등급을 받는다고 치면 대학의 합격 기준은 어떻게 정할것인가? 열이면 아홉 논술 or 자소서다. 영어 학원이 논술 학원으로 바뀌는건 시간 문제다. 절대평가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바꿀거면 초등학교 영어부터 갈아치우던가.
다시 본론으로 와서, 필자가 대충 뭘 지지하는지는 이제 알거라고 생각한다. 교욱의 근본부터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은 상대평가가 정답이다. 이럴때 절대평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항상 거론하는 국가가 있다. 바로 핀란드
출처: 경향신문
핀란드, 참 좋은 나라다. 자연도 좋고 학생들은 예쁘고 잘생겼으며 공부 시간은 적은 주제에 우리보다 잘한다. 경쟁보단 협동을 중시하는 이상적인 나라다. 그런데 어떡하란 말인가? 핀란드랑 대한민국은 근본부터 다른 나라다. 당장 내일부터 핀란드 방식으로 공부하라고 하면 다같이 학교를 안가는 것에 협동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 국가마다 각자의 방식이 있을뿐, 어설픈 모방은 안하는게 낫다.
대학에서도 상대평가, 절대평가 찬반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대부분의 국내 대학은 상대평가로 실시하고 있는데 몇몇 소수대학이나 미국, 유럽대학은 절대평가를 채택하기도 한다. 과연 절대평가로 하면 과도한 경쟁이 사라지고 적정 수준의 성적을 받을수 있을까? 아니다. 사실 국내대학도 몇 년 전까지만해도 절대평가를 채택하는 학교가 꽤 많았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해서 상대평가로 바뀌게 된 것이다. 우선 경제학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인 인플레이션을 아는가? 간단하게 말하자면 물가는 오르는데 반해 화폐의 가치는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를 대학에 비유하여 '학점 인플레'라는 말이 있다. 절대평가로 인해 A를 받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A학점이 별 의미가 없어지게 되고 취직에서의 메리트도 없어졌다. 결국 학교의 신뢰도가 의심받게 되면서 상대적인 성취도인 상대평가를 채택하게 된것이다.
모두 다같이 열심히 해서 전부 좋은 성적을 받는다는 건 이상적인 발상이다. 경쟁없이는 살아갈수가 없는 것이 한국이며, 솔직한 말로 하자면 절대평가 하면 공부 좀 덜할수 있으니 하자는 것 아닌가? 국가의 국력은 경쟁에서 나올수 밖에 없는 법. 물론 상대평가가 완벽하다는 건 아니다. 매년 입시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사람들만 보더라도 그 단점은 명확히 드러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교했을때 절대평가보다는 상대평가가 개개인의 역량 향상을 위해서라도 훨씬 낫다. 이제 현실을 받아듣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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