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log/문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미국인 저격수 이야기 <아메리칸 스나이퍼>

 

    (출처: 네이버 영화)

   

적은 그를 악마라 부르고 우리는 그를 영웅이라 부른다

<아메리칸 스나이퍼> 영화 포스터에 나와 있는 문구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이다. 전쟁은 한 사람을 악마로 만들기도 하고 영웅으로 만들기도 한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스나이퍼계의 전설인 크리스 카일의 네이비실 전기를 그린 작품이다. 카일은 고된 훈련을 통해 명실상부 최고의 저격수로 거듭난다. 아군은 그를 레전드라 부른다. 하지만 위험한 현장에서 싸우는 그를 보며 아내는 많은 걱정을 한다.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에도 카일은 같이 있어주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일은 전쟁터로 갈 수 밖에 없다. 조국과 전우들을 위하여. 아내의 우려와는 달리 그는 적의 수장까지 직접 죽이며 전역한다. 무사히 돌아온 카일을 보며 가족들은 기뻐한다. 그러나 전쟁의 후유증이 그를 괴롭혔다. 자신의 아들을 괴롭히는 개를 죽이려고 달려들기도 하고, 가만히 있어도 전쟁터의 모습이 떠오르거나 환청이 들렸다.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보낸 전쟁터에서의 잔상이 남아있었다. 힘든 시간들이었지만 가족들의 도움으로 극복해나간다. ‘이제 가족들과 행복하게 잘 살겠구나라고 느낀 순간. 참전 용사와 같이 사격장으로 떠난 카일은 살해되고 만다. 성대한 장례식이 열리고 미국 국민들이 큰 슬픔에 빠지면서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막이 오른다.

 

나는 평소 액션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다. 조용하고 잔잔한 느낌의 영화를 찾아본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청소년 불가라서 더 긴장되고 걱정했다. 잔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갖고 영화를 봤다. 다 본 이후에 참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 카일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어서 공감대에 관한 걱정을 했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었다. 전쟁에 참여하는 군인들. 그들의 고충 그리고 사명감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었다. 군인들은 자신들을 걱정하는 가족들을 잠시 외면하면서까지 오직 조국을 위해서 참전한다. 전쟁이라는 틀 안에서 합리적인 살인을 저지른다. 하지만 그 뒤에 남게 되는 후유증. 그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했다. 이 영화는 내가 느낀 짠한 감정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전쟁은 편을 나누게 한다. 내편vs니편. 상대를 이기기 위해 니편에 있는 사람들을 없앨 수밖에 없다. 그래야 내편이 이기기 때문이다. 이기려는 과정은 언제나 참혹하고 처참하다. 사람을 사람이 아니게 만든다. 생존본능이라고 할까? 심지어 처절해보이기까지 한다.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도 전쟁의 참혹함에 대해서 느꼈다. 그들이 목숨까지 내걸고 이토록 싸우는 이유는 무엇이던가?

 

한 미국인 저격수의 영웅담을 그린 <아메리칸 스나이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영웅담보다는 전쟁의 참혹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보였다. 물론 저격수 카일이 멋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한편으로는 무섭고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 속에서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저격이지만, 남에게 쐈던 총알이 언젠가는 나의 심장에 저격되지 않을까? 전쟁터에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은가? 당장 영화관으로 달려가 <아메리칸 스나이퍼> 보기를 추천한다.

 

배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