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log/문화

지금은 예능 한류시대

 

한류가 중국에 스며든지 벌써 20년이 흘렀다. 드라마 중심의 한류 1.0 시대, 아이돌 중심의 K 팝 한류 2.0 시대를 지나 이제는 드라마, 영화, 예능 등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는 콘텐츠 중심의 한류 3.0 시대가 도래했다.

이와 함께 중국 내 한국 예능프로그램 포맷에 대한 열풍이 일고 있다. 한국 포맷을 탐내는 중국 방송사의 전쟁이 치열하며 이미 '런닝맨', '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2일' 등 많은 예능프로그램 판권이 중국으로 수출되었다.

며칠 전에는 MBC '무한도전'의 중국판 제작 소식이 전해졌다. CCTV 전액 출자사와 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CCTV를 통해 방송 예정이라는 소식도 더했다. 지방 위성방송사가 아닌 국영방송사에서 중국판 '무한도전'이 제작된다.

드라마에 이어 주목을 받기 시작한 한국 예능프로그램은 이제는 자막을 달아 수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판권을 수출하는 ‘합작 촬영’의 수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한국 예능프로그램은 왜 중국 시장을 넘보게 되었고 중국은 왜 한국 예능프로그램의 포맷을 수입하는 열풍이 일고 있을까.

우선 첫째, 한국 예능프로그램은 내용이 건강하고 형식이 신선하다.

중국 매체가 꼽은 최고의 힐링 프로그램은 바로 '아빠 어디가'이다. 이 프로그램은 분주함을 잠시 내려놓고 가족이 주는 행복과 힐링을 만끽하게 해준다. 자녀를 향한 아빠들의 무한한 애정, 가정의 따뜻함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형식이 신선한데다가 내용도 건강하다. 스타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보여주며, 사적인 공간인 집 공개 그리고 자녀들의 출연은 중국인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넓은 집에서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가며 생활하는 것이 화려한 삶으로 비치면서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야외 촬영지 역시 볼거리 중의 하나다.

둘째, 예능프로그램 안에 스토리텔링이 존재한다.

'나는 가수다'와 같은 경쟁 프레임의 예능프로그램은 시청자에게 생생한 볼거리를 제공했고 스토리텔링화로 진정성 있는 음악을 이끌어냈다. 또, 실력파 가수들이 경쟁을 통해 이슈와 이야기를 만든다. 스토리를 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서를 전달해야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그덕인지 '나는 가수다'는 시즌 3까지 제작이 되었고, 높은 시청률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셋째, 소통의 콘텐츠가 주목 받고 있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등 일명 ‘꽃보다’ 시리즈가 예능 한류를 이끈 이유는 프로그램 안에 전 세대를 아우른 소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아날로그 정서를 깨운 프로그램 '삼시세끼' 또한 중화권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완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중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 쌍방향 소통을 이뤄내는 시대가 됐다. 어떻게 보면 다큐멘터리, 예능프로그램, 드라마의 장르적 경계가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창의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렇게 한국이 예능 강국으로 설 수 있었던 것은 중국에 없는 다양한 주제와 리얼함으로 승부 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다른 나라의 드라마나, 영화, 예능 프로그램은 이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중국에서 생소한 장르인 한국의 '리얼리티 예능'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성공적이 었고 수출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또 완성된 작품을 수출하는 것과 달리 프로그램의 토대인 포맷만 수출하는 것은 현지 환경에 맞게 변환시킬 수 있기에 더욱 환영받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 역시 약 15년 전만 해도 일본 방송을 무단 복제하는 시기가 있었다. 방송 개편 시기를 앞두고 재미있는 예능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프로듀서들이 일본에 1~2주 동안 출장을 갔다고 한다. 현재 중국이 프로그램의 포맷을 수입하면서 방송사는 제작 노하우도 함께 전수받는다.

중국에서 몇몇 한국 예능 콘텐츠가 대박이 났다고 하지만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려면 서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했지만 문화적으로는 아직 성장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한국은 프로그램 포맷이나 자세한 제작 매뉴얼이 없고 스타나 제작진의 개인적인 역량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다양하고 유연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멀리 내다봤을 때는 발전 가능성을 제약받을 수도 있다.

공동제작의 좋은 모델을 구축하여 시청자를 위한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길 바라고, 한국 예능프로그램이 그 브랜드 가치를 높여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진출하길 소망하며, 나아가 중국과 한국의 장기적인 문화교류를 기대해 본다.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SCOOP

김승환

사진 및 내용 출처 : http://china.ajunews.com/view/20150323173149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