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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문화

위플래쉬 - 천재성과 인간성은 같이 가지 않는다.

 

 난 음악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다. 러브코미디물과 함께 꺼리는 장르 중 하나였다. 영화를 보기 전에도 보다가 졸진 않을까 하고 불안했었는데 기우일 뿐이었다. '위플래쉬'는 재즈의 모든 것을 보여준 싸이코 영화였다.

 

 최고의 드러머를 꿈꾸는 학생 '앤드류'와 폭군 교수 '플레처'는 둘다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다. 전형적인 찌질이 성격에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앤드류, 밴드를 위해서라면 학생에게 그 어떤 희생도 강요하게 하는 플레처. 음악적으로는 대단할지 몰라도 인간적으로는 꽝이다. 예술이라는 것이 일상과 인간다움을 포기해야만 높은 곳에 갈 수 있다는 것일까? 앤드류는 한계를 돌파했으니 과연 행복할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앤드류는 드럼을 위해 여자친구에게 막말을 할 만큼 인간성이 삐뚤어져 있다. 그 또한 플레처의 전 제자였던 '션 케이시'처럼 자살할 가능성 또한 얼마든지 열려있다.

 

  현대 사회에서 이런 교수나 선생이 있다면 바로 감옥행일 것이다. 플레처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얼굴을 보면 전혀 웃음기가 없다. 항상 긴장해있고 음악을 연주한다기보다는 전투 직전의 병사들 같다. 강의 전엔 따뜻한 격려를 하던 사람이 수업 때는 가정사를 들먹이며 욕을 하고 의자를 던지는 게 싸이코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싸이코가 아닌 이유는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 때문이다. 전 제자가 우울증 때문에 자살하고, 학교에서 쫓겨나도 그는 자신의 수업방식을 굽히지 않는다. (클라이막스 신도 일부러 그런것 같다.) 문제는 그 방식이 모든 사람에게 먹히지 않을 뿐.

 

↑두구두구두구두구 ~~~~~~ 짠   원 투 쓰리 포 싸다구~

 "위플래쉬" 직역하면 '채찍질'이다. 영화의 코드와 딱 맞는 말이다. 사제지간의 우정이 피어나고 역경을 딛는 뻔한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마지막 연주가 끝나도 앤드류는 여전히 퇴학생이며, 플레처 또한 재직 당한 교수다. 연주 후의 객석반응도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그들은 잠시나마 절정을 맛보았다. 영화를 본 관객들도 그것을 알기에 영화 속 객석 대신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닐까.

 

ps:위플래쉬는 2013년 18분정도의 단편영화로 나왔었는데 평판이 좋자 장편영화로 개봉했다.

 

동의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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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