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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스포츠

[황경수의 蹴球正道] 마케팅의 실천은 작은 것에서부터


  황경수가 K리그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선.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스포탈코리아] 1983년 슈퍼리그라는 이름으로 프로축구가 출범한 지 30년이 지나고 있다. 초기 우리나라의 프로축구는 마케팅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는 축구만을 위한 리그였다. 그저 축구경기가 펼쳐지는 날 팬들이 찾아와 경기를 보는 것이 전부일 뿐이었다. 이는 프로축구가 출범한 초기의 거의 모든 나라들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일 것이다.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K리그의 클럽들은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생을 위한 마케팅, 팬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료입장권을 근절하고, 관중의 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더라도 구장 좌석의 가치를 높이고 더 많은 유료관중의 유치를 통한 수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무료좌석 근절 운동과 연고지 밀착을 통한 구단의 적극적인 홍보, 팬들과의 유대 향상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들이 연일 많은 구단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본적으로 밑바탕이 되어야 할 작은 부분에서의 마케팅에서 미흡한 모습이 보이고 있다. 여기서 필자가 직접 목격한 두 가지 사례를 예로 들어 보겠다.

사례 1.

  익명을 요구한 아무개 씨는 A팀의 열성 팬이다. 이날도 A팀을 응원하기 위해 A팀의 홈구장을 찾은 그는 평소와 같이 표를 끊어 자신이 자주 앉는 구역의 좌석을 찾아 경기관람을 준비하고 있었다.

  막 경기가 시작되려고 할 무렵, 홈구장의 안전요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아무개 씨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죄송하지만 오늘은 이 구역이 VIP를 위한 초청행사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관계로 자리를 옮겨주셔야겠습니다." 이 말을 들은 아무개 씨는 너무나 황당하여 사전공지도 안된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나도 수 년 동안 A팀을 응원해온 팬인데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처사를 할 수 있는지 안전요원에게 따졌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자리를 옮겨달라는 말뿐이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경기장의 반을 걸어 반대편 구역으로 자리를 옮긴 아무개 씨는 이후 더 어이없는 광경을 목격하고 만다. 마치 많은 VIP회원들이 올 것처럼 얘기하던 안전요원의 말과는 달리 경기가 계속 되고 전반전이 끝나갈 무렵에도 그 구역의 좌석 중 3분 1정도만이 채워져 있고 나머지 3분의 2는 텅 비어있었던 것이다.

  아무개 씨는 "홈페이지에 사전공지도 없이 갑자기 다가와 VIP를 위한 행사자리이니 비켜달라는 말에 상당히 불쾌했다"며 "나도 수년 동안 A팀을 응원해온 팬인데, 단지 VIP가 아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러한 대접을 받으니 상당히 기분이 나빴다. 미리 공지라도 해주었으면 좋았을 걸..." 하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례 2

  B팀의 경기장. 이날은 맑은 날씨와 주말을 맞이하여 많은 팬들이 B팀의 홈구장을 찾았다. 어린이들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B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고, 축구를 좋아하는 연인들은 축구장에서의 데이트를 즐길 마음으로 들떠있었다.

  하지만 먼지가 수북이 쌓인 좌석을 본 순간 그들의 들뜬 마음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B팀의 구장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관중들이 입장하고 있는 그제야 오래된 걸레 따위를 들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대충 좌석을 쓱쓱 닦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목격한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더러운 좌석에 앉아서 어떻게 축구를 보라는 건지... 그냥 환불하고 다른 곳에 가자"며 나갔고, 관리인들이 대충 닦은 의자에 선뜻 앉기를 꺼려하며 어디선가 신문지나 박스를 구해와 깔고 앉는 사람들도 보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관중들이 앉은 이 구역의 좌석이 경기 전 인터넷 예매사이트와 B팀의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가 가능한 좌석이라고 사전공지가 되어 있던 구역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B팀의 관계자들은 팬들을 맞이하기 위한 기본적인 준비도 하지 않았고, 경기 당일 팬들이 입장을 하고 나서야 좌석의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과연 이것이 올바른 현상일까?

  마케팅이란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경쟁사의 것보다 소비자에게 우선적으로 선택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행사하는 모든 제반 활동'을 의미한다. 흔히들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소비자의 니즈(Needs)와 원츠(Wants)를 파악하여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마케팅의 의미는 K리그이 모든 구단들이 행하고 있는 마케팅에도 포함되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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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sports.media.daum.net/m/sports/soccer/newsview/20150519090411349

글=<내 인생의 킥오프> 황경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위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