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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문화

삼시세끼 정선편 : 나영석 PD를 왜?


"요즘 TV프로그램 어떤걸 보시나요?"



  “역시 나영석PD는 믿고 보는 거지!” 1박 2일의 PD 나영석이 지상파 채널을 떠나 케이블 채널에서 예능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시리즈’, ‘인간의 조건’, ‘1박 2일’ 모든 프로그램의 시청률 10% 이상을 달성하며 ‘믿고 보는’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었다. 특히 삼시세끼의 경우 획기적인 예능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는 칭찬을 받고 있다. 삼시세끼는 도시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 때우기를 낯설고 한적한 시골에서 가장 어렵게 해 보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밥 세끼 먹는 프로그램이 왜 이렇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일까?


  삼시세끼의 방송 형태는 단순하다. 출연진이 직접 농사를 하고 요리를 해서 세끼 밥을 챙겨 먹는다. 중간중간 게스트들이 출연하여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의 진행 방식은 이렇다 할 특이점을 찾을 수 없다. 그렇다고 출연진이 유재석, 강호동처럼 특출난 인물이 등장하지도 않는다. 이서진, 옥택연이라는 생소한 등장인물이 방송을 이끌고 있다. 주요 등장인물로 염소와 강아지, 닭을 등장시키지만, 이미 예능에서 사용한 방식이다. 큰 틀에서 바라본 삼시세끼의 인기 요소는 찾기 힘들었다.


  지상파 예능도 시청률 10% 달성을 힘들어하는데, 무엇이 삼시세끼를 보게 하는 것일까? 실제 방송을 보는 순간 깨달았다. 나영석PD는 새로움이 아니라 사실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래서 똑같은 스펙트럼과 정해진 규정에 억압받는 지상파를 떠났을지 모르겠다. 출연진의 솔직한 모습과 행동은 시청자에게 동질감을 일으켰다. 동물을 의인화하여 사용하는 자막과 제작진의 시선을 담은 자막 센스는 ‘놀랄 놀자’였다. 하지만 삼시세끼가 예능 트렌드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을까? 우리는 나영석이라는 이름 석 자에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돌이켜봐야 한다.


  실제 삼시세끼의 방송 모토는 예전 ‘패밀리가 떴다’와 비슷하다. 둘 다 각박한 서울을 벗어나 시골의 삶을 체험하고 있다. 그리고 의인화를 이용한 자막은 이미 무한도전에서 사용했었다. 그리고 게스트를 초대하는 것은 현재 예능의 모든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삼시세끼의 요소 중 단 하나도 새로움은 찾아볼 수 없다. 사실상 과거 그리고 현재의 예능 구조의 각 부분을 흡수하여 하나로 합쳤을 뿐이다. 시청자들의 눈에는 생소하다고 느낄 순 있지만, 결국은 기존 예능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예능은 트렌드가 순환된다고 한다. 매번 새로운 예능의 형태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조금씩 바뀌면서 다시 등장하게 된다. 전쟁터 같은 예능프로그램 사이에서 나영석PD는 과거의 예능에 재미요소를 가미하는 것이 아니라 틀 자체를 조합하고 있다. 결국 나영석PD의 프로그램은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라 조합의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SCOOP

박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