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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사회

치열한 광고 시장. 단 30초 그들을 사로 잡아라.

  매번 광고주 앞에서 아이디어 발표를 할 때면 가슴이 설렌다. 우리 팀이 만든 광고가 과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발표 시간이 다가오면 더욱 안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그래도 난 긴장하지 않는다. 우리 팀이 언제나 최고라는 것을 믿고 있다. 이번 증권사의 광고 채택을 위해 4개의 회사가 참여했다. 그중 단연 우리 회사는 1등을 차지할 것이고, 우리가 만든 아이디어가 광고로 제작되어 티비에서 방송이 될 것이다. 증권사 사장과 임원, 대주주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나를 향하고 있다. 괜찮다. 2달 동안 우리 팀이 집에도 가지 못하고 매달린 작품이다. 이 광고는 내가 꼭 따내고 말 것이다.

 

  치열한 광고 시장. 수백 수천의 광고 회사 중 살아남는 곳은 몇 곳이나 될까? 아니 적자를 면하는 곳은 얼마나 될까? 직원 단 4명이라도 연 매출 천억을 달성할 수 있지만, 직원이 100명이라도 연 매출 10억을 달성하지 못하는 광고 시장. 지금까지 만들어진 수만 개의 광고를 뛰어넘을 아이디어를 그들은 지금도 찾고 있다.

  광고의 기본은 창의성이. 대중을 사로잡는 것은 당연한 것. 무엇보다 광고주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 광고주가 우리에게 원하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다른 광고와는 무엇이 다른지 확실히 보여주길 바란다. 그렇기에 광고주도 광고 의뢰를 하고 아이디어 발표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을 준다. 그 사이에 광고회사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립하고 비교·분석하여 최고의 기획안을 만들어 낸다.

  아이디어 채택 전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광고회사에서 지불해야 하기에 광고주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아무런 이익도 없다. 그렇기에 광고 채택을 위한 대결은 한 가지도 허투루 할 수 없다.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밤샘은 기본. 아이디어 발표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A:  "야 너 왜 울고 있냐?"

B: "제가 한 달 동안 아이디어 회의 땜에 못 만나니깐... 일이 그렇게 좋으면 일만 하라고 헤어지자고 하네요.."

A: "그래서 넌 뭐라고 말했는데?"

B: "전... 광고가 좋다고 말했어요. 정말 슬프지만 전.. 제 일을 포기 못 할 것 같아요"

 

 

  드디어 발표가 끝났다. 발표 중간중간 앞에 사람들을 바라보니 표정이 좋다. 이건 이긴 싸움이다. 내 비장의 무기가 통했다.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 진다. 결과 발표는 1주일 후. 그때 우리는 축배를 들게 될 것이다. 될 사람은 되고 안될 사람은 안된다는 법칙은 광고 시장에 통하지 않는다. 얼마나 준비하고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따라 결과는 분명히 나타난다. 이번엔 우리가 다른 팀들보다 조금 더 준비했을 뿐이다.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신문학회 SCOOP

박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