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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스포츠

[스포츠 칼럼] UFC, 맥그리거만 편애하다.


 2013년 ufc 페더급에 혜성처럼 등장해 3년 만에 챔피언까지 등극한 아일랜드의 슈퍼스타가 있다. 그의 이름은 코너 맥그리거이다. 화끈한 경기력과 입담을 보유한 맥그리거의 상품성은 ufc 내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맥그리거가 뱉은 허세 섞인 말은 모두 현실이 되었으며 사람들은 그에게 열광하기 시작했다. 맥그리거 덕분에 ufc에서 가장 뜨거운 체급은 페더급이 되었다.
 
  맥그리거의 경기가 열릴 때면 항상 경기장이 매진되었으며 PPV가 많이 팔렸다. ufc의 경영진은 막대한 돈을 벌어주는 맥그리거가 사랑스러울 것이다. 거기서 부터였을까. ufc는 맥그리거와 다른 선수들을 차별하기 시작했다. 무슨 차별을 했는지 설명하기 위해 잠시 과거로 가보자.
 
  ufc는 1993년에 창립됐다. 초창기에는 체급이 없었다. 덩치가 큰 선수가 작은 선수를 일방적으로 구타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구체적인 룰도 없었다. 낭심차기와 눈 찌르기를 제외한 모든 것이 허용됐다. 초창기 ufc는 스포츠가 아닌 싸움으로 보였다. 결국 ufc는 윤리적으로 많은 지적을 받았고 체급 제도를 도입했다. 남자부를 헤비급, 라이트헤비급, 미들급, 웰터급, 라이트급, 페더급, 밴텀급, 플라이급으로 나누었다. 선수들은 ufc에 입성할 때 자신의 체급을 정한다. 각자 만의 체급에서 비슷한 체격의 선수끼리 붙는다. 이것이 ufc가 체급 제도를 도입한 후 오랫동안 유지된 규칙이다.
 
  체급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챔피언이 된다. 챔피언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은 챔피언에게 도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챔피언은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훈련한다. 그것이 종합격투기가 단순한 싸움이 아닌 스포츠라 불리는 이유이다. 공정한 경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맥그리거와 ufc 경영진은 공정한 경쟁을 파괴하고 있다. 체급마저 파괴해나가면서 말이다. UFC가 맥그리거와 무슨 부정을 저질렀을까. 수 없이 많지만 3가지로 압축해보았다.


1. 너무나도 쉽게 얻어낸 도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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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부터 페더급에는 걸출한 선수들이 즐비했다. ​극강의 챔피언 조제 알도가 있었고 그 밑에 프랭키 에드가, 체드 멘데스, 히카르도 라마스, 정찬성, 등 숱한 강자가 있다. 물론 맥그리거도 숱한 강자에 포함된다. 그러나 맥그리거는 강자라고 평가받지 않는 데니스 시버를 잡아내고 도전권을 얻어냈다. 상위권 선수들을 잡지 않고 말이다. 챔피언에 도전하려면 챔피언 다음으로 강해야 한다. 그러나 맥그리거는 ufc 경영진들의 일방적인 사랑을 받으며 도전권을 쉽게 얻어냈다.



2. UFC는 맥그리거에게만 도전의 기회를 준다.

 사람들은 챔피언과 챔피언의 싸움을 보고 싶어 한다. 그것은 흔히 볼 수 없는 볼거리이기 때문이다.

  맥그리거는 조제 알도를 13초만에 잡아낸 후 다음 경기를 페더급에서 방어전이 아닌 라이트급 챔피언과 대결로 확정지었다. 만약 맥그리거가 라이트급 챔피언에게 승리한다면 UFC 역사상 첫 두 체급 동시 석권자가 된다. UFC에서 가장 위대한 파이터가 되는 것이다.  (물론 라이트급 챔피언 안요스의 부상으로 이 경기는 취소됐다.)

  챔피언과 챔피언이 맞붙는 슈퍼파이트는 극강의 챔피언들에게만 주어지는 기회였다. 그 마저도 계약 체중 경기로 추진되었을 뿐 벨트를 걸고 추진된 적은 없다. 윗 체급 챔피언이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아무런 업적없이 윗 체급 챔피언과 대결을 확정지었다. 심지어 라이트급 벨트를 걸고 말이다. 페더급에서 방어전을 한 번도 치루지 않은 맥그리거가 윗 체급 챔피언에게 도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도전할 명분이 없다. 하지만 맥그리거를 역사에 남기기 위해 UFC는 특혜를 주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 라이트급 챔피언 안요스가 웰터급 챔피언 라울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는? UFC측에서 단호하게 거절했다. 맥그리거는 되고 다른 선수들은 왜 안 되는가?


3. 맥그리거의 상품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페더급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는 UFC

 맥그리거는 UFC의 전무후무한 인기 스타다. UFC는 그것을 잘 알고 맥그리거를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 패배하면 잃을게 많은 페더급 방어전보다는 상위 체급 선수와의 대결을 추진한다. 그리고 맥그리거와 네이트 디아즈의 웰터급 대결로 UFC는 막대한 돈을 벌었다. (물론 맥그리거가 패배했다. 이겼으면 UFC는 더 좋았겠지만.)

  맥그리거는 웰터급에서 패배했다. 한계를 실감하고 이제 본분을 다해야한다. 맥그리거의 본분은 페더급 챔피언으로써 페더급 도전자들을 맞이 하는 것이다. 하지만 UFC측은 맥그리거의 다음 경기를 네이트 디아즈 2차전을 준비 중이다. 왜 그러는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UFC는 맥그리거가 페더급 TOP3 실력자인 알도, 에드가, 멘데스를 모두 이길 수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UFC는 페더급 방어전을 최대한 미뤄야 수익을 낼 수 있다. 만약 맥그리거가 네이트 디아즈 2차전에서 패하고 페더급 방어전에서 조제 알도나 프랭키 에드가에게 패한다면 맥그리거의 상품 가치는 거기서 끝이 난다. UFC는 그것을 원치 않는다. UFC의 욕심때문에 페더급 선수들만 죽어나가고 있다.


 UFC는 종합격투기 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이용하여 갑질을 하고 있다. 앞서 말한 맥그리거를 이용한 갑질 뿐만 아니라 스폰서에 관한 갑질도 있다. 원래 선수들은 자국에서 스폰서를 받는다. 스폰서의 네임을 유니폼에 부착한 후 경기에 나선다. 파이트머니가 적은 선수들은 그것으로 생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UFC는 독단적으로 리복과 스폰서 계약을 맺으며 모든 선수의 유니폼을 리복으로 통일시켰다. 선수들은 불만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세상에 영원한 1위는 없다. 대우에 불만을 가지고 2위 단체 벨라토르로 떠나는 선수도 점차 늘고 있다. FA를 선언하는 선수도 몰라보게 늘었다. 계속된 갑질은 최고의 종합격투기 단체라는 명성을 깎아먹을 수 있다. UFC는 예전의 깨끗한 경쟁을 기반으로 한 운영을 할 필요가 있다.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신문학회 SCOOP

박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