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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스포츠

BAL 김현수, 과연 그는 실력을 증명해 보일 것인가

시범경기에서 성적 부진으로 인해 마이너리그로 강등 위기에 처했던 김현수(28)가 볼티모어 오리올스(BAL)의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며 정식 메이저리거로 등록되었다.

 

                                         ▲ 김현수 (출처:게티이미지/멀티비츠)

 

2006년 신고 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김현수는 2008년 최다 안타를 기록하며 타격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외야 골든글러브 수상을 하며 '타격 기계'라고 불려 왔다. 그리고 작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으로 2년 700만 달러(약 82억 5000만 달러)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입단 합의하며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게 되었다.

 

앞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류현진(LA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그리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팬들의 부흥에 보답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기대치가 높았던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0.178의 타율(45타수 8안타)에 그쳤다. 결국 시범경기 부진으로 인해 볼티모어의 댄 듀켓 부사장과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에게 마이너리그 행을 제안했다.

 

이러한 볼티모어 구단의 제안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이전에 좋지 않은 감정으로 볼티모어와 헤어진 KIA타이거즈 윤석민의 사례를 살펴보자. 구단에서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가 몸을 잘 만들고 있으면 윤석민을 메이저리그로 부르겠다고 하였지만 끝내 그는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이를 보고 김현수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대충 예상해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도 볼티모어 구단이 보인 태도에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시범경기에서의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계약을 파기하고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낸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난 현수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는 걸 반대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메이저리그에 남아 있어야 한다. 다른 팀도 아닌 볼티모어라면 특히 더 그렇다."

 

결국 김현수는 볼티모어 구단의 제안을 거절 하였다. FA계약 당시 마이너리그 행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고 김현수는 이 권리를 행사해 메이저리그 잔류를 선언하며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로의 도전의지를 밝혔다.

 

볼티모어는 지명할당을 통한 김현수의 방출을 택하느냐, 25인로스터에 잔류시키느냐를 두고 고민하였지만 700만 달러의 낭비보다는 김현수의 잔류를 택했다. 사실상 김현수는 계약 조항으로 인해 살아남은 것이기 때문에 경기 출전 기회도 줄어들고 역할이 최소한으로 제한되어 볼티모어 내 입지도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팬들은 볼티모어가 김현수의 출전을 제한하는 '보복'을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볼티모어 입장에서는 빡빡한 경기일정으로 인해 점수 차가 많이나는 상황에서 대타, 대주자, 대수비와 같은 임무를 주며 김현수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 더그아웃에 앉아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는 김현수 (출처: 연합뉴스)

 

5일, 캠든 야드에서 볼티모어와 미네소타의 시즌 개막전이 펼쳐졌다. 이번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김현수는 조이 리카드, 놀란 레이올드, 아담 존스, 마크 트럼보와 함께 5명의 외야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25인 로스터에 들어간 선수들이 소개되며 환호가 이어질 때, 김현수가 호명되어 그라운드로 뛰어나가자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경기가 시작되고 미네소타의 박병호는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하여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반면 김현수는 대기 선수로 이름을 올려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과연 김현수는 앞으로 경기 출전 보장을 받아 명예회복에 나설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구단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기회를 붙잡아 스스로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본인 스스로도 "최선을 다해 기회를 잡겠다." 라고 각오를 다졌다.

 

*로스터 : 팀의 멤버들, 멤버들의 리스트. 라인업(lineup)과 비교.

**지명할당 : 팀의 40인 보호선수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것.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신문학회 SCOOP

이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