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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문화

이유 있는 흥행, '터널'

 

 

 

영화 '터널' 포스터

 

 

 만약 평소처럼 차를 타고 터널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터널이 붕괴했다. 당신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8월 10일 개봉한 영화 '터널'에서는 부실공사로 무너진 터널, 그 안에서 고립되어 생존을 위해 버티는 이정수(하정우)의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이정수(하정우)는 자동차 딜러이자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장이다. 그래서인지 극이 진행되는 내내 만일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나였으면', '내 가족과 친구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몰입도를 더욱 높여준다.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 이번에도 하정우의 연기는 단순히 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다소 지루할 수 있는 극에 풍부하고 다양한 감정표현으로 자신만의 숨을 불어넣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 '암살'에 이어 두 번째로 하정우와 호흡을 맞추는 오달수의 활약도 볼 수 있다. 오달수는 극 중 이정수(하정우)를 책임지고 구하려는 구조대장 역을 맡았다. 그리고 배우들만큼이나 깨알 존재감을 빛내는 귀여운 강아지 탱이의 모습도 '터널'에서 볼 수 있다.

 

 

 '터널'은 연이은 휴일과 입소문으로 빠르게 관객 수가 늘어나고 있다. 영화의 재미도 놓치지 않으면서 정부와 언론에 대한 비판 또한 담겨 있어 이 흥행은 의미 있다. 급하게 만든 부실한 사고대책반과 재난 대처 매뉴얼이 없어 허둥지둥 시간을 보내는 정부. 보도를 위해 사고 피해자들의 감정 따위는 헤아리지 않는 언론. 지금 대한민국의 문제를 가장 잘 꼬집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부실공사가 많은 것 또한 영화 속 소재가 아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우리가 사는 곳에 정말 터널이 무너진 것은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안전은 언제나 너무나 쉽게 무너져 국민을 위협한다. 씁쓸하게도 많은 국민이 이 재난영화에 공감하는 이유는, 그만큼 현실이 많이 반영돼있다는 것이다. 자연재해가 아닌 국가의 잘못으로, 또 어느 누군가의 무너진 양심 때문에 피해를 보는 국민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터널'의 흥행은 더는 보이지 않는 걱정과 불안에 떨고 싶지 않다는 국민의 바람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다.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터널', 바람직한 그 흥행을 응원한다.

 

 

 

사진 출처 : 맥스무비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신문학회 SCOOP

김지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