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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스포츠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마우리시오 '쇼군' 후아

 

 

 

 

 폭군,

 

마우리시오 '쇼군' 후아

 

 

UFC 전적 6승 7패. MMA(종합격투기) 팬이라면 이런 전적의 선수가 UFC에서 퇴출이 되지 않은 건 의아하게 느껴질 테다. 물론, 전적이 단체에서의 생존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나올 때마다 진다면 문제는 달라지지만). 몇몇 선수들은 전적이 깨끗하지 못하더라도, 화끈한 경기를 해 오랜기간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선수들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5할 이상의 승률은 기록한다.

 

6승 7패를 기록중인 파이터는, 프라이드FC의 폭군이라 불리던 마우리시오 '쇼군' 후아이다. 본명보다 닉네임인 쇼군으로 더 알려져 있다. 글의 시작에서는 그가 마치 생존에 성공한 것처럼 설명했지만, 정확히 표현하면 아직까지 생존경쟁을 할 기회가 주어져 있을뿐이다.

 

MMA의 오랜 팬이라면  쇼군을 지켜보며 세월이 무상하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그는 UFC 이전, 그러니까 데뷔전부터 프라이드FC에서의 마지막 경기까지만 하더라도 18경기에서 단 두 번의 패배만 기록했던 전적이 깨끗한 선수였다. 그 두 번의 패배 중, 프라이드FC에서 가졌던 마크 콜먼과의 경기는 쇼군의 다소 어이없는 부상으로 인해 끝났다. 당시 세계최고의 단체였던 프라이드FC의 -93KG 체급에서 그에게 제대로 승리한 이는 단 한 명도 없는(반달레이 실바와는 같은 체육관 소속의 절친이었기에 싸울 일이 없었을 게다)것이다.

 

프라이드FC 시절, 쇼군의 등장은 센세이셔널한 것이었다. 시장 크기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MMA 팬들에게 쇼군의 모습은 몇 해 전 NBA에서 있었던 제레미 린의 등장 조차도 비교가 안될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그는 등장과 함께 마치 모든 것을 부셔버리는 행보를 보였다. 마치 영화 속의 '안티 히어로'처럼 말이다. 쇼군이 프라이드FC에 진출하고 처음 겨루게 된 선수들은 대부분 일본인이었는데, 그들은 모두 쇼군의 발바닥에 의해 얼굴이 짖이겨졌다.  

 

한 때는 정말 폭군과 같아 보였던 그도 이제는 정상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보인다. 전적에서 말해주듯, 현재 그의 상황은 좋지 않다. 작년에는 커리어 최초로 연패에 빠지더니, 올해 벌어진 댄 핸더슨과의 경기에서는 역시 처음으로 리벤지에 실패했다. 아마 다음 경기에서 진다면, 데이나 화이트 사장은 라이트헤비급에서만 활약해오던 그에게 미들급 전향을 제의할 것이다.

 

MMA 팬 사이에서 쇼군의 팬층은 아직도 단단하다. 아마 과거에 그가 각인시킨 이미지 때문일 테다. 파퀴아오의 코치이자 복싱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트레이너인 프레디 로치는 쇼군의 펀치를 지켜보고는, "펀치를 소녀처럼 친다"며 그의 펀치를 교정해줬다고 한다. 아마 역사적인 명트레이너인 그의 눈은 정확할 것이다. 그러나 쇼군이 좋은 펀치를 내질러온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MMA 역사에서, 아니  투기 스포츠의 역사에서 그만큼 화려하고, 난폭한 파이터는 그리 많지 않았다. 그 역사를 아직도 많은 MMA 팬들이 기억한다.

 

쇼군이 가까운 미래에 UFC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전적은 깨끗하지 않지만, 언제나 정상에서 경쟁해 왔으니 말이다. 다만, 이제는 그런 경쟁이 아니라 생존의 경쟁에 속해야 한다. 이제 그는 제임스 테 후나와 같이 컨텐더 경쟁에 끼지 못하는 선수와 겨뤄야하는 선수가 됐다.

 

하지만, 쇼군의 진정한 팬들은 그에 대한 기대를 쉬이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 우리의 기억 속 쇼군은 다시 일어나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선수를  캔버스에 누일것만 같은, 뜨거운 상상을 하게끔 만드니 말이다.

 

성동욱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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