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주말 대표예능으로 불리는 무한도전은 5월 3일에 377회를 기점으로 5월 17일 379회까지 ‘선택2014’를 특집으로 했다. 여기서 ‘선택2014’는 어느덧 9주년을 맞이한 무한도전의 미래 10년을 이끌어 갈 무한도전의 차세대리더를 시청자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냥 가볍게 여겨 ‘한 프로그램의 1인자를 뽑는 특집이네’ 라는 생각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 특집이 어떤 뜻을 내포하고 있는지, 프로그램 중간에 등장하는 것들이 어떤 것들을 비유하는 것인지에 대해 한번 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특집인 것은 분명하다.
6월 4일에 실시하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사람들에게 투표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투표해보는 경험을 통해 실제 투표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특집에서 사전투표를 실시한 것이 가장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본 투표가 실시되기 전에 전국 10개의 주요도시의 11개 투표소를 설치하여 실제로 사람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17,18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고, 총 8만 3천여명의 시청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증 없이도 지문을 이용하여 누구나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특집에서 실시한 사전투표제는 이를 모르고 있던 사람들에게 많이 알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전투표제’를 처음 듣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사전투표제는 이번 선거에 처음 도입 되었으며, 선거인이 별도의 신고 없이 사전투표기간(선거일전 5일부터 2일간) 동안 전국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는 제도이다. 선거기간에 부득이하게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 전에 투표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항상 저조했던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오르길 기대하고 있다.
또한 본 투표도 22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 진행될 예정이며, 오프라인 투표소는 서울의 여의도 MBC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살림터 1층 시민쉼터에만 설치된다. 많은 투표수를 기록한 사전투표처럼 많은 시청자들이 본 투표에도 참여 할 것으로 예상되어지며, 세 후보의 경쟁의 결과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송의 내용에도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이 사진에서 박명수가 하는 말은 실제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빗대어 표현한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후보들이 재래시장에 나가서 선거운동을 하는 등 국밥과 같은 서민음식이라고 흔히 부르는 것들을 먹으면서 민심을 공략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정준하의 선거운동을 통해서도 그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선거 운동 기간에 추격전 미션이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멤버들에게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후보의 자격이 있는지 알아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가는 어린이 보호구역, 과연 규정 속도를 지킬 것인가에 관한 몰래카메라였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단 한사람도 규정 속도를 지킨 사람이 없었다. 규정을 모르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고, 알았지만 추격전이라는 생각에 규정 속도를 지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보면서 허를 찌르는 연출이라고 생각했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집어내어, 후보들이 실제로 일상생활에서도 법규 등을 잘 지켜나가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도록 만들어주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진심으로 사과하면서 앞으로는 잘 지켜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 부분에서 유재석이 한말이 있다.
▲ 이 말은 정말 우리나라 정부가 깊게 새겨 들었으면 좋겠다.
사전 투표율을 발표하면서 진행한 후보단일화도 볼만했다. 사전 득표율 1위 노홍철은 결국 멤버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로 후보에 등록했고, 득표율 2위인 두 번째 후보 유재석은 박명수의 지지를 얻었으며, 7%의 지지율로 킹메이커가 되기를 원했던 정형돈은 기대하지 않았던 하하와 정준하의 지지로 6%를 업고 세 번째 후보로 등록을 하게 된다. 이 다음에 토론회를 하는 가운데 박명수는 마음을 바꾸어 유재석에 관한 지지를 철회하고 시민이 되었다가 정형돈을 지지하면서 정형돈은 9%의 지지율을 더 얻게 되었다.
머리를 써가면서 어떻게 해야 본인에게 이익이 돌아올까만 생각하는 후보들의 모습도 현실적인 부분을 비추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핵심공약을 발표하는 시간에는 대부분 서로를 깍아 내리기 위한 몰래카메라 등을 준비하여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를 비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형돈의 개별발언에서 나온 영상은 실제로는 잘 하지도 않는 행동들을 제시하고 손발이 오글거린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영상이었다. 실제로 후보 본인이 영상을 그만 틀기를 원할 정도였다. 이 영상이 예능 속 에서만 일어나는 재미의 한 요소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 선거에 쓰이는 홍보영상들은 일상적인 모습, 실제적인 후보들의 모습만을 담고 있을까. 후보들의 홍보영상을 볼 때는 직접 실제와 허구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능 속에서 이루어지는 후보 토론회에 시사평론가 정관용을 출연시킨 것도 재미있었다. 실제로 정치에 관련된 후보들의 토론회에서 사회를 보는 그가 예능에 나와서 사회를 본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만큼 무한도전 제작진이 선택2014라는 특집을 통해서 투표에 관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내용이 많았고 그것들을 진지하게 하나하나 준비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끝나는 부분에는 역시 6.4 지방선거에대한 홍보도 잊지 않았다. 투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면 본인이 사는 곳을 총괄하는 책임자를 뽑는 것에 대해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휴일이라고 놀 생각에 들뜨기 보다는 먼저 투표부터하고 휴일이라는 여유를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국가에 큰 사건과 사고가 터지고 나서 후회하면 소용이 없다. 그 전에 투표를 통해 본인이 바라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꼭 이번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저조하다는 평가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했다는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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