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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문화

다시 보는 배트맨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배트맨” 시리즈의 리부트 작으로써 배트맨 더 비긴즈-다크 나이트-다크나이트 라이즈 각 3편이다. 기존의 슈퍼 히어로 영화와는 다르게, 미국 자본주의의 허상을 잘 반영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나 또한 이러한 평을 보고 이 영화를 보았다. 하지만 달라도 너무나 달랐다. 주인공 배트맨(크리스찬 베일)은 조만장자이긴 하지만 신체의 능력은 일반 사람들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슈퍼맨이나 아이언맨 처럼 날아다닐 수도 없다. 첨단 슈트를 입지만 개에게 물려 상처 입을 만큼 완벽한 슈트도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적 조커(히스 레저)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을 멈출 수 없다. 특히 히스레저의 연기가 일품이다(촬영장에서 히스 레저의 광기를 보고 스텝들이 도망갔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2008년도에 개봉한 영화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화려한 액션도 하나의 볼거리다.

배트맨과 조커의 대립구도로 영화가 진행되지만, “하비 덴트(아론 에크하트)”가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씬 하나하나 마다 담겨있는 의미도 새롭다. 자칭 ‘혼돈’ 조커는 미쳤지만 미치지 않았다. 광기어린 모습이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천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는 “히어로와 악당은 종이 한 장 차이“라며, 질서 없는 인간의 본성은 추악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개똥철학을 말하고 관객들에게 생각 할 거리를 던져주지만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why so serious?(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이야?)라고 말한다. 반면 조커의 반대, 정의를 추구하는 배트맨은 답답하고, 우유부단해 보인다. 아무리 악인이라도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그의 신념은 멍청하기 짝이 없다. 그가 조금만 더 결단력 있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면 하비 덴트를 내세울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배트맨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하비 덴트를 내세웠지만 그마저 타락하고 만다.

영화 후반부에, 조커의 협박으로 인해 시민들은 배를 타고 도시를 떠난다. 범죄자의 도주를 우려해 한 배에는 범죄자를 싣고, 다른 배에는 일반 시민들을 태운다. 하지만 그것은 조커의 장난이었다. 서로의 배를 폭파시킬 수 있는 장치를 주고, 한 배가 터져야만 다른 한 쪽이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어떤 쪽에서 스위치를 눌렀을까? 배트맨이 말하는 정의는 옳은가?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나오는 본성이 정말 악할까?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다크 나이트” 인간 본성에 대해 한번 쯤 생각 해 볼 만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