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다이노스는 어떻게
평균자책점 1위 팀이 됐을까
올해 프로야구는 극심한 타고투저 시즌이다. 팬들은 현 상황을 두고 '타신투병'이란 우스개 소리를 내뱉는 중이다. 투수들의 수난을 보고 있자면 팬들의 조소가 완전히 허튼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전 구단 중에서 팀 평균자책점이 5점 미만인 팀은 단 세 팀에 불과하다. 바로 NC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스, 롯데 자이언츠다.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팀은 NC다. 이 팀은 겨우 두 시즌만에 최고의 투수력을 갖춘 팀이 됐다. NC가 비교적 용병을 잘 선택했고, 신인 선발투수들이 제몫 이상을 해주고 있더라도 이것은 꽤 충격적인 결과다. 그들이 6월 14일 현재 기록하고 있는 4.10의 평균자책점은 타고투저의 시즌이 아니어도 준수한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지난 시즌의 리그 평균자책점은 4.36).
타고투저의 리그환경에서 가장 힘든 것은 선발보다도 불펜이다. 임창용과 손승락 같은 마무리투수들도 블론세이브를 남발하고 있다. NC는 선발만큼은 아니지만 불펜도 나름 선전 중인데, 그들의 면면은 아직 프로야구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고 기록도 아주 압도적이진 않은 게 사실이다. 단 한 명의 압도적 선수도 보이지 않지만 그들은 각자 나름의 역할을 수행하며 버텨가고 있는 것이다.
NC의 생소한 불펜진 속에도 익숙한 이름이 있다. 바로 손민한이다. 그는 현재 팀의 필승조로 나서며 2.1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마무리 투수들이 거의 4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이다. 물론 현대야구에서 전통적 스탯인 평균자책점 하나만을 놓고 투수의 수준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올해와 같은 시즌이라면 2.16이라는 그의 평균자책점은 다른 설명을 불필요하게 하는 지표다.
이 노장의 활약은 선수 개인의 노력이 아닌, NC 구단과 선수가 함께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손민한이 NC에 왔을 때 처음 맡게된 보직은 불펜이 아니었다. 입단 초 그는 근육이 뭉치는 스타일이라, 5이닝만을 소화하더라도 등판간격이 규칙적인 선발로 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경문 감독도 그의 의지를 믿어줬다. 하지만 손민한은 투구수가 60개 가량을 넘어서게 되면 공에 더이상 힘이 실리지 않는 것을 자각하게 됐다. 그는 곧바로 불펜행을 자청했고, 지금의 보직을 맡게 됐다. 자신의 한계를 직감한 순간, 욕심을 내려놓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간 것이다.
손민한과 NC가 함께해 온 과정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끈끈함을 반증한다. NC가 가장 약한 스쿼드를 가지고도 단 두 해만에 가장 방어력이 좋은 팀, 그리고 리그의 왕좌를 노리는 팀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손민한의 사례 이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다. 나성범의 기용방법이나 이호준의 영입과정 등에서도 NC구단이 선수들을 얼마나 진중한 태도로써 대하는지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야구를 다른 프로스포츠들에 비해 팀이란 요소의 역할이 적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야구는 그 어떤 프로스포츠보다 오랜 기간,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스포츠다. 오히려 어떤 스포츠보다도 팀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하다. NC다이노스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성동욱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SC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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