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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생활

나의 새로운 도전, 6박 7일간의 자전거 여행기



인물사진은 초상권을 위해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양해바랍니다.

4대강 자전거 국토종주 코스


요즘 여름방학과 휴가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바다와 산으로 놀러간다. 그러나 이러한 휴가를 몸을 고생시키며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4대강 자전거 국토 종주를 떠나는 이들이다. 이들은 비록 몸은 힘들겠지만 마음만은 어떠한 휴가보다 값지다는걸 느낄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이번 방학을 맞아 자전거 국토종주를 했다. 내가 간 코스는 인천 아라서해갑문부터 부산 낙동강 하굿둑까지 633km짜리 코스다.

 



여행동안 나와 함께한 자전거


출발하기 2주 전부터 나는 약 500km정도 탄 자전거를 꼼꼼히 점검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자전거는 문제 없었다. 장거리를 가야하기에 하루에 40km씩 쉬지않고 자전거를 타며 여행을 대비했다. 또한 자전거에 문제가 생기면 직접 수리할수 있도록 공부와 연습을 했다. 혼자 여행을 떠나기로 계획했던 나는 문득 예상하지 못할 사고를 생각하니 혼자가기가 두려워졌다. 마침 나와 비슷한 시기에 똑같은 코스로 자전거여행을 떠나는 우리 형의 친구들이 있었다. 나는 그 형들과 같이 가기로 했다.


 


같이 자전거 여행을 떠난 3명의 형들은 나보다 3살 많은 분들이다난 초등학교때부터 우리 형을 따라다니며 평소 친하게 지내던 형들이라 불편함을 느끼진 않았다동료들이 생기니 일이 줄어들어 자전거 타기에만 집중할수 있고 힘들면 어께에 기댈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생긴 느낌이 너무나도 좋았다또한 이 형들은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세계군대라는 곳을 다녀왔고 이들 중 한명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교인 서울대학교 학생이여서 많은 것을 배울수 있었다.

 



떠나기 하루전, 나는 여벌의 셔츠와 바지를 챙겨 여행을 위해 구매한 자전거 가방에 넣었다. 자전거를 타며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도 챙겼고 여행일지를 쓰기위해 공책과 틈틈이 시간 날때마다 독서를 할려고 한권의 책도 챙겼다. 짐의 무게를 체중계에 달아보니 약 9kg정도 나갔다. 67일에 여행에 비해 별로 무겁지 않다고 여긴 나는 아무 고민없이 가방을 챙겼다.


 

떠나는 날, 우리는 자전거를 들고 부산 사상에 시외버스 터미널로 갔다. 시작점을 부산으로 잡고 인천까지 올라가도 되지만 집이 부산이여서 부산을 종착점으로 정했다우리는 5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인천에 도착했다근처 자전거 수리점에서 마지막 점검을 하고 여행 중 정말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근처 다이소 매장에서 구매를 했다. 첫날 밤 숙소는 인천 종합 버스터미널 근처 모텔로 정했고 출발하기에 앞서 우리는 삼겹살과 소주로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였다. 여행경비는 한 사람당 30만원씩 들고와 총 120만원이 모였다. 그 돈으로 숙소와 밥값 포함해 모든 비용을 내기로 정하였다.

 



여행을 갔다와서 많은 사람들이 고작 자전거 여행에 돈을 왜이리 많이 썼냐고 놀라워 했다. 잠은 텐트를 들고가서 잠을 자면 모텔비는 아낄것이 아니냐는 말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한 여름 모기와의 싸움에 이길 자신도 없었고 매일 자전거를 100km 이상 타야되기에 쉴때는 몸을 최대한 편하게 쉬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정말 자신은 돈한푼 안들이고 자전거 종주를 하고 싶다면 버너와 텐트를 챙겨 떠나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그러나 확실히 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라는걸 말하고 싶다.

 



             자전거인증 수첩


우리는 아침 첫 지하철을 타고 아라서해갑문으로 향했다. 서해갑문에서 우리는 종주 수첩을 구입하고 첫 인증 도장을 찍었다. 우리는 하루에 평균 100km씩 타기로 정했고 첫발을 내딛였다. 인천을 지나 서울로 입성해 간단히 점심을 먹고 저녁 6시 쯤 양평에 도착했다. 자전거로 하루에 100km이상 장거리를 처음 타보는 나였기에 몸이 적응을 못하는 것 같아 너무나도 힘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이번 방학 목표로 삼던 국토종주를 시작했기에 기분이 너무나도 들뜬 상태로 잠이 들었다.

 



한강 코스 안에 있는 능내 기차역.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매우 이쁘게 잘꾸며놨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지 2일만에 우리는 인천에서부터 충주 탄금대까지 약 200km 정도 되는 한강 코스를 완주했다. 그러나 이제부터 국토종주에서 제일 힘든 코스인 새재 자전거 길을 가야했다. 새제자전거 길은 국토종주길에서 유일하게 강을 따라가지않고 산을 넘어가는 코스인데 거리는 100km로 짧지만 문경새재 오르막길이 길어 4대강 자전거 코스에서 최고난도로 뽑히는 길이다. 2km짜리 소조령 언덕을 넘어 숨을 채 고르기도 전에 5km이상의 이화령 고개가 나온다. 우리가 이 언덕을 넘을 때 마침 비가 많이 오는 날이라 두배 이상은 힘들었던 것 같다. 언덕을 오르며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짭짤한 물을 마시며 힘겹게 올라갔다. 언덕을 오르며 보고싶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러한 언덕을 한번도 쉬지않고 똑같은 속도로 올라가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또 한번 세상은 넓고 자전거를 잘타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다는걸 깨달았다. 언덕을 다 오르고 나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났다. 그러나 나는 형들에게 보이기 부끄러워 빗물인 양 눈물을 닦아 내며 언덕을 내려왔다.

 


언덕을 오르며 여행을 출발하기전에 그렇게도 가볍던 가방이 이제는 너무나도 무거워 졌다. 이 무게의 가방을 들고가기엔 도저히 안될것같아 필요없는 물건을 편의점 택배로 집에 다시 돌려 보냈다.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 전, 약간이라도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물건은 무조건 빼라. 짐은 무조건 최대한 간소하게 꾸려야한다. 그래야만 조금이라도 편하게 갈수가 있다. 또한 비오는 날 자전거 바퀴 커버가 없으면 가방에 물이 다 튀어 짐이 젖을 수 있다. 가방 레인 커버로는 모자라고 매우 유용하게 쓰이는게 쓰레기 종량제 봉투다. 폼은 안나지만 가방을 다감싸고 물 한 방울 허락하지 않는 종량제 봉투를 보면 왠지 마음이 뿌듯해진다. 또한 비가 오면 신발이 젖어 발이 불편하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고 싶다면 종량제 봉투처럼 똑같이 폼은 떨어지지만 검은 비밀봉지로 신발을 감싸고 달리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신발이 젖어 다음날 견딜수 없는 냄새를 피할 수 있다.

 



이화령 언덕 꼭대기


충주 탄금대부터 상주 상풍교까지 약 100km정도 되는 새재 자전거 길을 지나오면 이제 국토종주 마지막 코스 낙동강자전거 길이 나온다. 낙동강 길은 새재처럼 어려운 언덕없이 무난한 길이지만 4대강 길 중에 가장 길고 험하다고 한다. 국토종주 낙동강 길은 상풍교부터 부산 낙동강 하굿둑까지 324km나 된다. 또한 낙동강 길은 인증 센터간의 거리가 길고 편의점같은 시설이 다른 길에 비해 적다. 다른 면에서 보면 새재길보다 난이도가 더 높을지도 모른다.

 



           국토종주 인증 후 받은 스티커


67일 동안 633km를 달려 마침내 도착했다. 국토종주를 마치고 수첩을 인증센터에 주면 인증 스티커를 준다. 그리고 한달내에 국토인증 메달과 상장이 집으로 온다. 국토종주길을 달리면 한강, 남한강, 새재, 낙동강, 국토종주가 모두 한번에 인증된다.

 



낙동강 하굿둑 인증센터, 인증확인 스티커는 옆 건물로 들어가 안내원에게 말하면 된다.


국토종주를 마치고 나니 약간의 허무한 느낌도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성공한 감동이 밀려왔다. 어떤 사람은 국토종주를 끝내 목표를 이뤘다고 하지만 아직 나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나의 최종목표는 자전거를 타고 미대륙을 횡단하는 것이다. 국토 종주 거리보다 약 10배정도 길지만 나는 죽기전에 꼭 도전하고 말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이 말을 하면 비웃으며 실패할거라 놀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그런 겁쟁이들을 보며 마음속으로 겁먹어 도전도 안하는 똑같이 비웃어준다.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시도조차 안해보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패배자와 겁쟁이로 생각이 든다. 자신에게 어떤 변명을 해서라도 난 실패한 것이 아니다라고도 할수 있다. 하지만 마음속에 찝찝함은 사라지지않을 것이다



나는 사는동안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아주 하찮은 어떤것이라도 도전하여 성공해보길 바란다. 그럼 그 성공의 기쁨이 마약처럼 중독이 되어 또 다른 성공을 찾을 것이다. 모두들 여름방학과 휴가가 지나가기전에 도전을 하길 바란다.          



국토종주 종점. 낙독강 하굿둑


-한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