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본선수의 준우승"
US오픈 테니스대회가 오늘 10일 단식 결승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대회 초반부에는 여자부에서 이변이 있었지만, 오히려 결승에서는 남자부에서 보고도 믿지 못할 결과가 나타났다. 아시아 국적의 남자 단식 선수로는 처음으로 US오픈 준우승을 달성한 것이다.(물론 4대 메이저대회 우승을 이룬 이형택 선수를 제외하고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일본 테니스 왕자 니시코리 게이(25)이다.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니시코리 게이(25) 선수의 파이팅 포즈>
그는 상위권 랭킹 선수들이 나이키나 아디다스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에 옷이 아닌 유니클로의 옷을 입었다. 기자들이 다른 선수들에 열광하고 취재할 때 묵묵히 승리하고 있었다. 코치도 중국선수인 마이클 창(42)으로 온전히 아시아의 힘으로 준우승을 이뤄낸 것이다. 일본이 테니스 선수 육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 지 10여 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되었다.
사실 니시코리 선수는 아시아인 체구이다 보니 유럽계 선수들보다 파워가 약했다. 2009년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슬럼프에 빠졌지만, 일본 테니스계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힘보다는 기술로 승부하는 전략가가 되어서 재기하였다. 스트로크의 강약 조절과 볼 코스 공략은 가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게다가 끈질긴 랠리와 마라톤을 달리는 듯한 플레이 스타일은 상대방을 지치게 만든다. 아쉽게도 결승전에서 너무 쉽게 승리를 내주었지만, 다시 아시아계 선수들이 발돋움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 셈이다.
현재까지 아시아 테니스 선수 중 최고로는 한국에 이형택(38) 선수이다. 4대 그랜드 슬램을 휩쓸고, 세계랭킹 36위를 달성하며 한국 테니스를 세계로 알렸다. 하지만 현재는 한국 선수들은 메이저대회와 세계랭킹순위사이트인 ATP투어 사이트에서 이름을 찾기 어렵다. 한국 테니스협회의 지원도 부족하고 아직도 이형택 선수의 '헝그리 정신'만 내세우고 있다.
한국에서도 유망주 선수는 많이 있었다. 지금도 '테니스 신동'이라 불리는 정현(18, 180위)이 있다. 아직 메이저 대회는 출전하지 않지만, 주니어 대회나 챌린저 대회에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2005년에는 주니어 랭킹 1위에 오른 김선용(27) 선수도 있었지만, 메이저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슬럼프에 빠지게 됐었다. 사실상 이형택 선수를 뒤 있는 선수가 나타나지는 못한 게 현실이다. 테니스계도 유망주 발굴과 선수들에게 점진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아직 일본이나 중국보다 규모가 작다.
이번 니시코리 선수의 준우승 결과는 아시아 테니스계에 힘을 실어 주었다. 다시 한 번 아시아가 메이저대회에 강자가 될 기회이다. 아직 한국 선수들은 결과물을 얻기에 부족하지만, US오픈 대회를 계기로 더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
박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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