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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문화

돔 헤밍웨이, 주드 로의 파격적인 변신

 

굉장히 낯설며 파격적이었고, 또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영화의 도입장면부터 여러가지 의미로 확 깨버리는 그런 영화라고 해야할까

영화보는것을 좋아하고 꽤나 많은 영화를 봐왔다고 자부하던 나였지만 이번에 본

'돔 헤밍웨이'는 근래에 보지못했던 꽤나 충격적인 타입의 영화였다.

 

이 영화를 소개하는데 있어 꼭 짚고 넘어가야할 배우가 있다.

바로 주연역할로 헤밍웨이 역으로 나온 주드 로 이다.

'돔 헤밍웨이는 주드로를 위한 주드 로 에 의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세대 클래식 스타로서 이미 영화계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주드 로는

이 영화에서 그동안 볼수 없었던 상당히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변신을 꾀했다.

주드 로는 지금껏 이상적인 외모의 남성상을 주로 연기했던 배우였다.

대표작으로서는 <가타카>,<나를 책임져 알피>와 같이 멋쟁이 훈남 스타일이나

<에너미 앳더 게이트>,<셜록 홈즈>와 같은 매력적인 카리스마를 뽐냈던 작품들을 들 수 있겠다.

 

 

만약 당신이 주드 로의 팬이라면 난 이영화를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돔 헤밍웨이'에서의 주드 로는 우리가 지금껏 봐왔던 그 훈남 배우가 아닌, 상당히 포악하고 본능적인 캐릭터로 등장한다.

 

영화는 주인공 돔 헤밍웨이(주드 로)가 12년간의 복역생활을 끝내고 출소하면서 부터 시작된다.

그는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자신이 앙숙을 품었던 사람들을 가차없이 두들겨 패버리고 술과 여자에 찌든 삶을 추구한다.

그리고 자신이 대신 감옥에 간 대가로 자신의 옛 보스였던 미스터 폰테인을 찾아가 그에 대한 보상금을

받고 밤새 술과 마약에 취해 난장판을 벌이고 차를 타고 거리를 폭주하다 큰 교통사고를 내버리고만다.

그 자리에서 미스터 폰테인은 즉사하고 그의 애인은 헤밍웨이의 돈을 들고 달아나 버린다.

허탈감과 분노감에 사로잡힌 헤밍웨이는 방황하다 3년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의 딸을 찾아가지만

자신에 대한 딸의 증오감은 이미 너무 깊어져버린 상태다.

돈이 필요한 헤밍웨이는 다시금 위험한 일들에 손을 대지만 주변에는 그를 죽이려고 안달이 되버린

사람들 밖엔 없다.

그는 또 여러 사건 사고들의 중심으로 휘말려버리고 만다.

 

 

사실 이 영화에서는 돔 헤밍웨이가 정확히 무엇때문에 12년의 형을 살았는지,그의 아내와 주변인물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같은 것들은 전혀 나와있지가 않다.

그저 돔 헤밍웨이의 단편적인 일생을 쭉 나열해 놓았을 뿐, 나머지는 관객에게 맡겨 버린다.

 

'돔 헤밍웨이'는 어찌보면 상당히 비주류적인 요소가 다분한 영화다.

영화 곳곳에 드러나있는 비정상적일정도로 잔인한 표현은 만약 이 영화를 우리나라의 영화심의부가 봤다면 심의평에 "지나치게 자극적임"이라는 말을 꼭 붙이지 않았을까 라는 상상을 절로 들게 한다.

뜬금없이 등장하는 인물과 쓸데없이 길게 늘여뜨리는 대화나

지나치게 빠른속도로 급변하는 상황은 영화에 깊이 열중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소다.

영화의 전반부가 전형적인 3류 볌죄물이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휴먼 다큐화로 변해버리는

느낌이 너무 강하다.

 

주드 로는 '돔 헤밍웨이 역활을 위해 몸무게를 15kg이상 불리며 연기 스타일의 변화를 시도했다.

그렇지만 파격적인 그의 변신만큼이나 적응하기 어려웠던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항상 '신데렐라'에 나오는 왕자가 가장 지루한 역할이라고 생각해 왔다,

차라리 사악한 마녀 역활을 하는게 더 낫겠다."

"나는 솔직히 스타로 사는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그저 더 나은 배우가 되는것이 목표일 뿐이다."

"나는 나 자신을 섹스 심벌로 팔아먹는 방법을 모른다."

 

주드 로 자신이 직접 말했듯

어쩌면 진정한 그의 모습은 우리가 봐왔던 매력적인 훈남 배우가 아닌

좀 더 나은 연기를 위해서 눈물겹게 노력하는 한 연기자일 뿐이지 않을까?

어떻게 본다면 이영화가 던지는 메세지 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자체로서 만족했던 영화는 아니었지만

주드 로의 팬으로서, 그의 변신을 봤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14 신문방송학과 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