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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문화

영화 ‘가시’ 리뷰

 

 

(출처= 네이버 영화)

 독특한 소재의 영화라서 영화관에 보러갈까 고민하던 영화였는데, 예상보다 빨리 VOD에 떠버려서 놀랬다. 솔직하게 영화관에 가서 볼 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이 영화는 선생님에 대한 여학생의 치명적인사랑이 주된 스토리이다. 사랑이 예쁘지 않고 소름이 돋을 수 도 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보면서 느꼈다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기 많은 체육선생 준기(장혁)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예쁘고 매력적인 학생 영은(조보아)에게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준기는 집에 있는 부인과도 영은을 비교하게 되고 영은의 유혹에 넘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때부터 준기의 삶에는 비극이 시작된다. 학교에 영은과 있었던 일이 알려질까 두렵고, 부인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는 사실에 힘들어한다. 이성적으로 정신을 차린 준기는 영은에게 둘의 관계를 여기서 멈추자고 말하지만, 영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보일 정도로 소유욕이 매우 강한 영은은 준기의 부인을 과외선생으로 두어 준기의 집에 자연스레 드나든다. 준기의 부인이 낀 결혼반지를 탐내기도 하고 임신하고 있는 준기의 부인을 따라 자신 또한 준기의 아이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점차 부인도 준기와 영은의 사이를 의심하게 된다. 그녀는 준기가 영은의 집으로 새벽에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실상은 제발 그만하자는 부탁을 하러간 것이었을 뿐. 또한 영은은 부인의 앞에서 임신을 한 것처럼 행동하고 자신이 준기의 아이를 가졌다고 말한다. 이것은 단지 본인의 상상일 뿐이다.

 하지만 부인은 이를 믿게 된다. 부인은 영은에게 수면제를 먹여 그녀 모르게 산부인과에 데려가서 낙태를 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의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제서야 부인은 영은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영은은 병원에서의 일을 기억해가면서 본인이 임신했다고 믿었던 것 과 산부인과에서의 일이 충돌하면서 부인에게 분노를 표한다. 부인의 아이마저 헤치려고 한다. 둘이 몸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준기가 등장해서 부인을 보호한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다. 영은은 부인을 헤치려고 마음을 먹는다. 아기를 미끼로 해서 부인을 물탱크 안으로 유도한다. 하지만 준기의 등장으로 부인은 구해지고 영은은 옥상에서 뛰어내리려고 한다. 준기는 뛰어내린 영은을 한손으로 붙잡고 버틴다. 하지만 뒤에서 부인은 어서 그 손을 놓으라고 한다. 결국 손을 놓치게 되고, 영은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출처= 네이버 영화)

 

 이 영화를 보면서 내내 순수한 마음이 집착으로 변해가는 것이 제일 안타까웠다. 결국 집착이 영은을 파국으로 치닫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단순히 한 사람을 사랑한 것이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었고 그 사람의 인생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한 남자를 사랑한 마음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 마음이 상식의 범주에 속해있는 것은 아니었다. 학생과 선생간의 사랑이라니. 자극적이긴 하다. 그런 부분만 부각하는 영화들이 많았기에, 영화의 영상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의외로 영상의 구성이 괜찮았다. 특히 영은이 나오는 부분이 참 예쁘게 묘사되었다.

 처음에는 저 여자애가 왜 저러나 싶었다. 그런데 매우 부유하지만 기댈 곳 없는 가정환경을 보면서 단지 소유욕에만 갇혀있는 것이 조금 안쓰러웠고 이해가 갔다. 밥 대신 딸기우유만 먹는 것에서도 하나에 꽂히면 다른 것은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생각한다.

  준기가 그녀에게 마음이 가게 된 이유도 한번 생각해보았다. 이사할 때 돈을 아끼려고 포장이사도 하지 않을 정도로 가정에 돈을 잘 벌어다 주지 못하는 준기는 본인에 비해 집안이 좋은 부인을 만나 결혼했다. 일하는 학교도 장인어른이 꽂아준 것. 사는 아파트도 장인장모가 해준 것. 항상 부인의 집에 의존해야만 했던 준기는 처가사람들과의 만남에서 항상 주눅이 들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무료한 일상 속에서 신선한 자극에 끌렸을 것이다. 무조건 준기의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가 잘못된 행동과 생각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환경이 그를 그렇게 하도록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다 보고나서 마지막 장면이 긴 여운을 남겼다. 준기가 벤치에 앉아서 우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은 영화를 다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아니지만, 한 번쯤은 볼만한 영화인 것 같다. 막장 아닌 막장인 영화인데,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