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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COOP News

동의대학교의 1인 시위남을 만났다

 

몇 주 전, 동의대의 자연대로타리와 인문대 벤치 앞 등지에는 1인시위를 하는 한 학생이 등장했다. 그의 피켓에는 "우리대표 우리손으로", "선거규약 개정하자"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의 등장은 반가웠. 동시에 의아했. 왜 이 시점에,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하기 몇 주 전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아서요."

 

인터뷰를 한 번 거절 당했지만 기자도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서" 재차 인터뷰를 요청했다. 다음은 익명을 바란 그와의 아주 짧은 인터뷰다.

 

 

 

 

- 시위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저는 12학번이지만 2011년에도 친구 때문에 학교에 종종 왔었다. 당시부터 총학생회장 선거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 이후 3년 연속 한 쪽 선본이 자격박탈 당하는 것을 지켜봤다. 특히 무투표로 끝난, 작년 선거 때 아주 큰 문제라고 생각하게 됐다.

 

- 왜 1인 시위인가? 다른 학생들과 연대하는 등의 방법도 있었을 텐데?

 

여러 가지 이유로 혼자 하고 있다. 연대는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대의원 총회에 발의해보고,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했을 때 생각해볼 문제다.

 

- 선거 규약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어떤 조항들이 어떻게 개정되길 바라는 건가?

 

작년처럼 선거가 부결되는 경우에는 재투표를 해야 한다는 선거규약이 있다. 하지만 재투표를 한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한다는 조항까지는 없다. 그 뒤의 규약이 없기 때문에 부칙에 있는 위에 정해지지 않은 사항은 선관위가 정한다란 조항에 의해 선관위가 어느 상황에서도 자의적으로 판단 내릴 수 있다. 이 부칙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다.

 

- 지금처럼 한 쪽의 선거본부가 선관위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라면, 규약을 개정한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문제가 수정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런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규칙을 잘 만들어 놓는 게 더욱 중요하다.

 

- 시위에 대한 총학생회의 의견이 있었는지?

 

학과대표를 통해서 대의원 총회에 발의해보라는 것 외에 다른 말은 없었다.

 

- 학교에 중재 요청 할 생각은 없는 것인가?

 

이번 사안은 학생자치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끼리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럼 언론이나 외부기관을 통한 고발도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인가?

 

그것 또한 올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만약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항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인 해결을 생각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것들이 가능한지에 대해 제가 정확하게 알지 못 한다. 정상적인 과정을 거친 뒤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회칙을 확인하고, 관련 교수님들과 이야기 나눠볼 생각이다.

 

- 앞으로의 과정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6월 중에 제가 소속된 학과회장과 이야기를 해보고 대의원 총회에 발의를 할 생각이다. 소속 학회장이 현재 자리를 비우고 있는 중이라,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2학기 대의원 총회에서 발의 할 생각이다.

 

- 제 개인적 견해로는 9월, 10월 대의원 총회에서 이 발의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올해 이 건을 해결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제 주장은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선거를 무효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라 앞으로의 선거규약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올해가 힘들다면, 내년도 있다. 

 

- 절대 다수의 학생들은 이 문제에 별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우리 학교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이니까. 거기에 대고 내 생각을 강요할 수는 없다.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제 스스로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해결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다만, 학교에 학생들의 담론이 형성될 공간이 없는 것은 아쉽다.

 

성동욱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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